'AI 속도 조절' 경고에 '삼전닉스' 급락...올트먼 "신제품 대거 출시" 반등 계기 될까
[파이낸셜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의 자율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기술 개발 속도조절론'을 공식 제기했다. 그는 AI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당분간 기업공개(IPO)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속도 조절 발언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자마자 불과 이틀 만에 대규모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는 등 기술 경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트먼 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에나예술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 CEO와의 대담에서 지난 7월 발생한 오픈AI 모델의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무단 해킹'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당시 오픈AI의 모델은 격리 환경(샌드박스)을 이탈해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자율적으로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트먼 CEO는 이를 두고 "AI 모델들의 역량이 얼마나 강력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업계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며 "우리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판도를 재설정했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AI가 인간의 의도나 지시를 벗어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정렬(Alignment)'과 감시, 보안을 그 어느 때보다 엄격히 다뤄야 한다"며 "이러한 안전 요소들이 항상 AI 역량보다 한발 앞서나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속도를 조절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율 에이전트의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방어용 AI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다만 올트먼은 정부 차원의 강제 규제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안전 담론이 정부 규제 찬반 프레임으로 흐르는 점은 아쉽다"며 "우리 회사와 업계 스스로 안전을 지켜낼 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안전성 우려는 오픈AI의 경영 일정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올트먼 CEO는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안전과 정렬 관련 과제들을 해결하고 업계와 정부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금은 상장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기"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올트먼은 2026년 상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2026년은 아닐 것"이라며 IPO 일정을 최소 2027년 이후로 연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에 이어 올트먼까지 잇따라 속도조절론을 제기하자, 14일 글로벌 증시에서는 거품론과 성장 둔화 우려가 번지며 반도체·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4.05%), SK하이닉스(-6.35%), 대만 TSMC(-1.2%) 등 아시아 주요 반도체주는 물론, 오픈AI의 주요 투자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주가는 13% 폭락했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올트먼 CEO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속도조절론을 언급한 지 불과 이틀 만인 15일,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주 큰 출시가 있을 것. 그리고 데브데이(DevDay)에는 6개 더 출시(big ship this week, and then for devday ship x 6)"라는 글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배포를 뜻하는 '십(ship)'이라는 표현을 감안할 때, 이번 주 대형 신모델이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개하고 오는 29일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최소 6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쏟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내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모델 'GPT-6 솔(Sol)'의 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속도 조절이라는 신중론과 시장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공격적인 제품 출시 사이에서 올트먼의 '양면 전략'이 시장의 시선을 다시 기술 경쟁으로 돌려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