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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너지 휴전' 호언장담 무색…러·우크라, 정유시설·주유소 '난타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유소 현장. /사진=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유소 현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습 발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에너지 휴전' 합의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양국의 무차별 폭격 속에 산산조각이 났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경윳값을 잡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가짜 평화'를 띄웠다는 주요 외신들의 뼈아픈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국의 에너지 및 물류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 서남부 사마라주에 위치한 연산 890만 톤 규모의 시즈란 정유공장과 남부 타간로그의 무인기(드론) 제조 시설 등을 집중 타격했다.

러시아 역시 즉각 200대의 드론을 동원해 맞불을 놨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주유소 여러 곳이 폭격당해 사상자가 속출했고, 남부 자포리자주의 전력망이 파괴돼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국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호언장담한 것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다.

실제 당사국들은 일제히 선을 긋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파괴 행위를 멈춘다면 우리도 멈추겠지만, 러시아가 합의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전혀 확신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인프라 타격 중단은) 좋은 구상"이라면서도 "서방의 불법 제재가 해제되고 유조선 안전이 보장돼야만 세계 시장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사실상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술 더 떠 "협상 중에도 특별군사작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NYT와 WSJ는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다가오는 혹한기를 무기로 삼으려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오히려 에너지 시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한 휴전 발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디젤 가격 폭등)에 지친 미국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명백한 정치적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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