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감찰관 "이란전 4개월, 탄약 재고 바닥"...트럼프 주장 정면 반박
[파이낸셜뉴스]
미군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전략적인 탄약 재고 부족"을 겪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 감찰관(Inspector General, IG)이 15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지난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넉 달 동안 220억달러(약 30조원) 넘는 무기를 쏟아부으면서 탄약 부족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전쟁에도 불구하고 탄약 부족은 없다던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보고서가 국방부 감찰관으로부터 나왔다.
국방부 감찰관의 이번 보고서는 전쟁 이후 탄약 부족에 대한 미 국방부의 첫 공식 인정이다.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 전쟁이 전 세계 에너지 위기, 국채 수익률 급등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미 국방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뜻한다.
IG 보고서에서 마이클 더피 국방부 획득·군수지원 담당 차관실은 이번 전쟁 기간 "탄약 소모로 인해 전략적 재고 부족이 발생했고, 탄약 재공급 병목 현상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더피 차관실은 이어 국방부가 탄약 생산 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미 군수 산업 기반은 '상당한 리드 타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탄약을 주문해 인도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최대 병목 구간으로 고체 로켓 모터 생산, 고성능 폭약과 추진체 확보, 숙련노동력 확보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군의 탄약 소모는 "이란이 정한 목표물의 범위와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공군참모총장 케네스 윌스바크 대장은 앞서 14일 이란 공군과 전통 해군을 "격멸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이란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감찰 보고서에는 이란 공격으로 미군 기지와 미군 항공기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도 나타나 있다.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비롯해 항공기와 헬기 22대가 부분 파손되거나 완파됐다. 또 최신 무인공격기로 '하늘의 암살자'라고 부르는 MQ-9 리퍼 역시 최대 30대가 피해를 입었거나 파괴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이란 공격으로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건물과 시설 수백 곳이 타격을 입었다고 보고했다. 또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의 미 외교 공관도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피해 규모는 약 1억84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울러 미 해군 중동 사령부가 있는 바레인 기지가 이런 드론과 순항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군수 지원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 항만에 대체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 미군과 영국군 합동 기지가 있는 인도양의 산호섬 디에고 가르시아에 새 허브를 구축했다. 이곳은 바레인으로부터 약 4400km 떨어져 있어 군수지원 주기가 14~18일 더 늘어났다.
보고서는 또 이란 전쟁 발발 뒤 6월 30일까지 4개월 동안 전쟁 비용이 334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탄약 비용이 223억달러(약 30조원), 장비 손실이 37억달러(약 5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헤그세스는 지난 7월 지금껏 375억달러가 전비로 투입됐다고 밝혔다. 감찰관 보고서와 헤그세스 추산 모두 시설과 인프라 복구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편 미 백악관은 현재 의회에 탄약 비용 210억달러(약 28조원)를 포함해 670억달러(9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요청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