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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린수소 50MW 시험대… 정부, 15배 대형화 예타 추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구좌 행원 3.3MW 하루 200kg 생산
정부, 제주 50MW 대형 실증 예타 추진
재생에너지 밀집지 50~100MW 확대
생산비·운영효율이 사업성 검증 관건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단지에 구축된 3.3MW급 그린수소 수전해 실증단지 전경.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 버퍼탱크·압축기, 수소 출하설비 등이 배치돼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단지에 구축된 3.3MW급 그린수소 수전해 실증단지 전경.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 버퍼탱크·압축기, 수소 출하설비 등이 배치돼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풍력과 태양광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현재보다 약 15배 키우는 대형 실증이 추진된다.

1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정부는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50~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50MW급 생산 실증이 예타 추진 대상이다.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때 쓰는 전기를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그린수소'라고 부른다. 50MW급은 수전해 설비가 한 번에 받아 수소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현재 행원 실증단지가 3.3MW급인 점을 감안하면 50MW는 설비용량만 놓고 행원과 같은 규모의 시설 약 15개를 합친 수준이다. 정확히는 약 15.2배다.

다만 설비가 15배 커진다고 실제 수소 생산량도 그대로 15배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바람과 햇빛에 따라 달라지는 재생에너지 공급량과 설비 가동시간, 수전해 효율 등에 따라 실제 생산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개회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무대 위 세리머니 장치에 손을 올려 ‘기후경제수도 제주’를 알리는 개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개회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무대 위 세리머니 장치에 손을 올려 ‘기후경제수도 제주’를 알리는 개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행원 단지는 2020~2024년 정부 실증사업을 통해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단지에 구축됐다. 총사업비는 222억원으로 국비 135억원, 도비 17억원, 민간자본 70억원이 투입됐다.

서로 다른 방식의 수전해 설비를 합쳐 3.3MW 규모로 구성됐으며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 압축·출하설비도 갖췄다.

설계상 하루 최대 수소 생산능력은 600kg이다. 2024년 9월 실증사업을 마친 뒤 현재는 하루 약 200kg을 생산해 도내 수소버스 17대와 수소 승용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최대 생산능력 600kg과 현재 생산량 200kg이 다른 것도 대형화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두 숫자만으로 설비 가동률을 계산할 수는 없다. 실제 생산량은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과 운전조건, 설비 정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바로 50MW 시설 건설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전에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충분한지,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인지 등을 미리 따져보는 절차다. 제주 50MW급 그린수소 실증도 이런 검증 문턱을 거치는 단계다.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개회식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내외 정부·연구기관·대학·에너지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개회식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내외 정부·연구기관·대학·에너지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대형화의 가장 큰 과제는 경제성이다. 풍력과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바람이 약해지거나 햇빛이 줄면 수전해 설비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도 변한다. 50MW급 대형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이런 전력 변화를 견디면서 설비 이용률을 높이고 수소 생산비도 낮춰야 한다. 정부가 제주에서 이미 가동 중인 3.3MW 실증 경험을 주목하는 이유다.

50MW급 사업의 예타와 후속 검토가 진행되면 수전해 효율과 전력소비량, 수소 1kg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 등 세부 경제성 지표가 중요하다. 규모를 키웠을 때 수소를 더 싸게 만들 수 있는지 입증하지 못하면 대형화의 경제적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오후 행원 수전해 실증단지에서 관련 기업과 연구진이 참여하는 기술성과 공유회를 연다. 3.3MW 단지의 구축·운영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수전해 기술개발과 대규모 생산 실증 방향을 논의한다.

국제 협력 논의도 제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주도는 14~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을 공동 개최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그린수소 글로컬 선도연구센터가 주관한 행사에는 국제에너지기구와 글로벌녹색성장기구를 비롯해 독일·덴마크·태국 등 9개국 106개 기관·기업·대학이 참여했다.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전시장에서 위성곤 제주지사 등 참석자가 삼성전자의 냉난방 겸용 히트펌프 설명을 듣고 있다. 행사장에는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분산에너지 관련 기술과 제품이 전시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with 분산에너지 포럼’ 전시장에서 위성곤 제주지사 등 참석자가 삼성전자의 냉난방 겸용 히트펌프 설명을 듣고 있다. 행사장에는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분산에너지 관련 기술과 제품이 전시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재생에너지 혁신과 그린수소를 비롯해 전력시장, 수소 생산·저장·수송·활용·안전, 청정수소 수요 확대, 분산에너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15일 개회식에 앞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측과 수소 생산·저장·수송 과정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엔비전에너지 측과는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암모니아 생산, 해상풍력 기술, 제주지역 대학·기업과의 공동연구 가능성 등을 협의했다.

박덕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열산업정책관은 "제주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이를 수소차 등에 연계·활용하며 청정수소 생태계 구현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며 "정부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전해 실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성곤 지사는 "기후경제수도는 청정에너지 생산이 경제가 되고 소득이 되며 도민에게 이득이 되는 도시"라며 "에너지 전환이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그린수소의 다음 시험은 설비 크기 자체보다 경제성에 있다. 현재 3.3MW급에서 쌓은 경험을 약 15배 큰 50MW급으로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의 들쭉날쭉한 전력 공급에도 안정적으로 수소를 만들고 생산비까지 낮출 수 있는지가 대형 실증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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