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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갈등협의체 9월 출범 무산… 도민의견 일정 첫 차질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회협약위 운영안 만장일치 보류
찬반 참여 놓고 4주간 추가 설득
10월 중순 재심의… 법적 논란 계속
내년 상반기 의견수렴 일정도 변수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 회의. 15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찬반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위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영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 회의. 15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찬반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위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영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5조4532억원 규모 제주 제2공항의 도민 의견수렴 절차가 첫 단계부터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이던 갈등조정협의회의 운영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협의체 구성은 10월 이후로 미뤄졌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 사회협약위원회는 전날 제11차 전체회의에서 '가칭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및 운영계획안'을 심의했지만 만장일치로 보류했다. 찬성과 반대 양쪽 이해관계자가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과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회협약위와 협의회 준비 소위원회는 앞으로 약 4주간 이해관계자들과 추가 협의를 진행한 뒤 10월 중순께 운영안을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8일만 해도 9월 말까지 협의체 구성을 마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발표 일주일 만에 출범 일정이 사실상 한 달가량 밀린 셈이다.

갈등조정협의회가 공항 건설 여부를 법적으로 결정하는 기구는 아니다. 공동조사와 공론조사, 여론조사, 주민투표 등 여러 방안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도민 의견을 모을지 논의하고 찬반 쟁점을 검증·조정하는 협의체다. 의견수렴 결과는 국토교통부에 전달되며 제2공항에 대한 최종 정책 판단 권한은 국토부에 있다.

따라서 이번 심의 보류가 제2공항 설계나 환경영향평가 등 국토부가 진행하는 법정 사업 절차를 멈추는 것은 아니다. 영향을 받는 부분은 제주도가 별도로 추진하는 갈등조정과 도민 의견수렴 일정이다.

제주도는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환경 검증과 도민 의견수렴을 묶은 3대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제2공항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하고 환경 검토기관을 기존 2곳에서 4곳 이상으로 늘려 교차 검증한다. 제주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서에 동의하기 전에는 별도의 도민 의견수렴도 마친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일대. 국토교통부는 이 일대 약 551만㎡에 길이 3200m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귀포시 성산읍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일대. 국토교통부는 이 일대 약 551만㎡에 길이 3200m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협의체 출범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도는 내년 1월까지 도민 의견수렴 방식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실제 의견수렴을 마치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도 16일 협의체 구성에 진통이 있더라도 이해관계자를 설득해 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은 오는 10월 말, 본안 접수는 2027년 7월께로 예상되고 있다. 협의체 출범이 더 늦어지면 환경영향평가 검증과 도민 의견수렴을 맞물려 진행하려는 시간표가 빠듯해질 수 있다.

출범이 늦어진 직접적인 배경에는 협의체 구성과 역할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시각차가 있다.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경영자총협회, 관광·건설업계 등 찬성 측은 지난 9일 집회를 열어 이미 기본계획이 고시된 국책사업인 만큼 환경영향평가 등 법정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갈등조정협의회 구성에 반대했다. 협의체가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대 측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 도민 의견수렴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주민투표를 통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같은 협의체를 놓고 한쪽은 사업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다른 쪽은 도민 결정 절차를 요구하는 구조다.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쟁도 남아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갈등조정협의회가 국책사업인 제2공항 갈등을 다룰 수 있는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별도로 운영되는 갈등조정 기능까지 하나의 협의체가 맡을 수 있는지를 놓고 도의회 등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제주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경영자총협회, 제주도관광협회, 제주도건설업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9일 제주도청 정문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경영자총협회, 제주도관광협회, 제주도건설업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9일 제주도청 정문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도는 협의체 구성과 역할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자문변호사에게 법률 검토를 의뢰했다. 사회협약위원회 자체는 제주특별법 제458조에 따라 사회적 갈등 해결 등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설치된 기구다.

제2공항은 2015년 11월 국토부가 서귀포시 성산읍을 후보지로 발표한 이후 11년째 제주사회의 핵심 갈등 현안으로 남아 있다. 국토부는 2024년 9월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성산읍 일대 약 551만㎡에 길이 3200m, 폭 45m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1단계 총사업비는 5조4532억원이다. 현재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고승한 제주도 사회협약위원장은 "이해관계인들이 함께 참여해 합의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4주간 의견을 더 들은 뒤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협의체가 10월 재심의에서 출범 기반을 마련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찬반 양쪽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 협의체의 권한과 범위를 명확히 해야 내년 상반기까지 예정된 도민 의견수렴 일정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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