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운용 전면 대수술..'글로벌 종합채권' 전략 도입
'외화자산 위탁' 7년 만에 전면 개편
지수 추종하는 단순 주식 투자 줄여
초과 수익 고난도 '글로벌 채권' 확대
운용 보수↑..수만 종목, 28개국 공략
위탁액 중 10억달러 주식→채권 이동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외화자산 운용 체질을 7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단순히 '양적 투자' 중심이었던 선진국 주식 위탁을 줄이고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채권 위탁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기존 미국 중심 전략을 '글로벌 종합채권'으로 전환해 투자 대상을 세계시장 전체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은의 외화자산 위탁 비중 중기 목표는 전체 외화자산(8월 기준 외환보유액 4423억달러)의 최대 10% 수준이다.
16일 한은은 지수를 추종하는 단순한 주식 투자(해외주식 패시브)를 축소하고, 높은 초과수익을 내는 글로벌 종합채권 액티브 운용을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의 주식형 패시브 펀드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한은의 정책적 외화자산 위탁 지원 효과가 낮아졌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의 외화자산 위탁 운용 개편은 지난 2019년 선진국 주식 위탁 도입 이후 7년 만이다. 그간 위탁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위탁액의 상당 부분을 지수 추종형인 패시브 투자에 의존해왔다.
한은은 2012년 국내 자산운용사에 중국 주식 운용을 처음 위탁한 이후 2019년 선진국 주식, 2022년 미국 종합채권으로 대상을 넓혀왔다. 이에 따라 2012년 1억달러였던 외화자산 위탁 규모는 지난해 32억1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선진국 주식 패시브 19억2000만달러, 미국 종합채권 7억달러, 중국 주식 5억9000만달러 등이다. 위탁운용사는 현재 5개사다.
이번 개편은 해외채권 위탁의 대폭 확대와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 전환으로 요약된다.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이 투자 지역을 미국으로 한정하고 채권 종류도 제한적이었던 반면, 신규 전략은 다수 국가와 다양한 통화권의 채권을 동시에 다루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한 금리 전망을 넘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 거시경제 사이클, 환율 변동성 등 복잡다단한 변수를 종합 분석해야 하는 고도의 액티브 운용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액티브 운용 전략은 수만 개에 달하는 방대한 투자 종목을 다뤄야 하는 만큼 고도의 거시경제 분석력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실제 글로벌 종합채권의 투자 대상은 28개국, 3만개 종목으로 미국 종합채권의 3배에 이른다.
이번 개편으로 한은이 3개사에 위탁한 선진국 주식 투자자금 중 10억달러 정도가 채권시장으로 이동한다. 운용사당 2억~3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고난도 액티브 운용인 만큼 위탁 운용보수도 2배 이상 높아진다. 다만 국내외 운용사 간 위탁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어서 한은 외화자산 전체의 주식·채권 비중은 변화가 없다.
한은은 이를 통해 국내 운용사의 실력이 한 단계 도약하고, 국내 증권사의 해외채권 중개 역량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석방 한은 외자기획부장은 "전체 외화자산 운용 규모는 축소하지 않고,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에 맞춰 질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국내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창출하고 해외 글로벌 운용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