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7.2조 증액은 착시… 실제 순증은 0.3% 불과"
정근식 교육감협의회장 국회 회견
"교부금 개편안 국회 철저 검증해야"
학령인구 줄어도 학급·수요는 늘어
고정비 3조 급증에 교육청 재정난 우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7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설명하지만, 그 숫자만 봐서는 안 된다. 현행법대로 받을 돈과 비교해 실제로 교육청 재정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봐야 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자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교부금 개편안에 대해 국회의 검증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제시한 증가액만 볼 것이 아니라 현행법에 따라 확보될 재원과 비교해 개편안의 실제 재정 효과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개편안에 따라 교부금이 7조2000억원 증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정근식 협회장은 "올해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한 실제 교부액과 비교하면 증가액은 2조4000억원이고, 지방교육세와 보전재원 종료, 고교 무상교육 관련 국고 지원 감소 등을 반영하면 실질 순증은 2259억원, 0.3%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감협의회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정부가 지난 3일 제출한 교부금 개편 법률안에 대한 국회의 검증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정부안은 55년간 유지된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감들은 교부금 규모 뿐만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교육재정도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직원 인건비와 국가 정책사업 등에 따른 고정비가 3조1441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교부금이 명목상 늘어나더라도 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축소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이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하는 비용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노후 학교시설 개선과 돌봄, 특수교육, 기초학력, 학생 정신건강 지원 등 교육 수요도 늘고 있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최근 5년간 학생 수는 9.8% 감소했지만 학급 수는 1.9%, 교원 수는 5.0%, 학교 수는 1.5% 증가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2016년 8만7950명에서 2025년 12만735명으로 37.3% 늘었다.
새 교부금 산정 방식의 출발점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협의회는 2026년 실제 교부액 76조4381억원과 비교할 때 새 산정 방식의 출발점이 되는 재원이 75조6901억원으로 설정돼 약 7479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새 산식이 직전 연도 재원을 바탕으로 적용되는 만큼 출발점의 차이가 이후 교부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육감은 전날인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교부금 개편이 단순한 예산 증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예산을 얼마나 늘릴지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자치를 진전시킬지 아닐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교부금 개편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마련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 교육감은 기금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과 교육공무직 인건비 상승분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예산이 빠듯한데 교육예산을 더 조이면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감협의회는 국회에 현행법 기준 재원과 개편안에 따른 재원의 차이를 검증하고 16개 시·도별 재정 영향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령인구뿐 아니라 임금과 학교 운영비, 증가하는 교육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조정 장치를 법안에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 법안은 지난 3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지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협의회는 교육재정과 지방재정, 국가 재정이 함께 얽힌 사안인 만큼 국회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법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