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줄였더니 기업금융 39조…증권사 여신성 익스포저 90조 [fn마켓워치]
여신성 익스포저 90조원
비부동산 기업금융 23.1조→39.3조
대형IB 중심 3년반 새 16.2조 증가
금리 상승 땐 차환·매각·셀다운 지연
"조달비용·유동성 부담 전이 가능"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의 위험자산 지형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기업금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PF 익스포저는 감소하는 반면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이 40조원에 육박했다. 증권업 전체 여신성 익스포저도 90조원까지 불어났다.
문제는 금리다. 증권사 기업금융은 은행 대출과 달리 차환과 자산매각, 기업공개(IPO), 셀다운 등 자본시장을 통한 '출구' 의존도가 높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되면 자산을 팔지 못하고 돈이 묶이면서 조달비용과 유동성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증권업의 여신성 익스포저는 약 90조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부동산PF가 아닌 비부동산 기업금융이다.
비부동산 기업금융 자산은 2022년 말 23조1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9조3000억원으로 3년 반 만에 16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율로는 70%에 달한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9.9%에서 36.4%로 높아졌다.
반면 부동산PF는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6월 말 증권업 부동산PF 익스포저는 5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55조3000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도 2023년 말 59.8%에서 올해 6월 말 49.6%로 낮아졌다.
■PF 줄인 대형IB, 기업금융으로 이동
위험자산의 이동은 대형 IB가 주도하고 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증권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PF 사업성평가 강화, 관련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해 부동산금융 위험을 줄여왔다"면서도 "대형 IB들은 2023~2024년 PF 관련 충당금과 손상비용을 선제적으로 인식한 뒤 우량 PF를 선별적으로 취급하는 동시에 비부동산 기업금융으로 위험인수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 축적과 발행어음 등 조달수단을 갖춘 대형 IB가 기업금융 자산 확대를 주도하는 구조다. 정부가 IMA와 발행어음 등을 통해 증권사의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유도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소형 증권사는 위험자산을 줄이고 있다.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여신성 익스포저 비율은 2022년 말 67.1%에서 올해 6월 말 36.6%로 급락했다.
부동산PF 부실을 정리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위험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규 기업금융 공급 여력도 제한된 결과다. 이에 따라 대형사는 위험자산을 늘리고 중소형사는 줄이는 양극화가 기업금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90조 '돈줄'…금리 오르면 회수가 문제
나신평은 90조원에 달하는 여신성 익스포저의 진짜 시험대는 금리 상승 이후라고 경고했다. 은행은 대출을 내준 뒤 차주의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중심이다. 반면 증권사가 취급하는 기업금융 자산은 차주의 현금흐름뿐 아니라 차환과 자산매각, IPO 등 특정 회수경로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자산가치와 투자수요가 떨어진다. 차환이나 자산매각이 늦어지고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의 셀다운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승환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차주의 이자부담을 가중하는 동시에 담보가치 하락과 시장 투자수요 위축을 통해 차환·매각 및 재매각(셀다운)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