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두뇌' 민간 집단지성서 찾는다… 항공대, AI 탑건 챌린지 17일 본선
290개팀 뚫은 16팀 가상 창공서 격추전
KAI·한화시스템 등 방산 대기업 참여
차세대 유무인 복합체계 인재 발굴
[파이낸셜뉴스] 사람 조종사 대신 인공지능(AI)이 전투기를 몰고 가상 창공에서 1대1 공중전을 벌여 승부를 가리는 경연 대회가 열린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오는 17일 교내 대강당에서 제1회 한국항공대학교 총장배 2026 AI 파일럿 탑건 챌린지 본선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지원한 290개 팀 가운데 치열한 예선을 뚫고 선발된 16개 팀이 1대1 격추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군이나 소수 방위산업체만 다루던 전투기 AI 조종 기술을 민간 대학생에게 전면 공개해 겨루는 첫 전국 단위 대회다. 과거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유사한 가상 공중전 경연을 주최한 적이 있지만, 정부 주도에 참가 자격도 소수 방산기관으로 묶여 있었다. 민간 대학이 동일한 전투기 시뮬레이션 환경과 규칙을 공개해 전국 대학(원)생의 AI 모델을 토너먼트로 맞붙이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대회를 기획한 임상민 한국항공대 겸임교수는 미래 무인전투기 시대를 앞두고 후발주자인 한국이 차세대 공중전 기술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민간 개방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폐쇄된 연구실 안의 수식이나 단순 시험에 그치지 않고 민간의 창의성과 집단지성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력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경기는 참가 팀들이 설계한 AI를 동일한 조건의 F-16 전투기 시뮬레이터에 올린 뒤 200초 동안 기관총 사격으로 상대를 격추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승패 규칙은 AI의 공격성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도망만 다니는 회피형 AI에는 감점을 주며, 시간이 흐를수록 목표물을 맞힐 수 있는 사격 인정 각도와 거리를 단계적으로 넓혀 AI가 스스로 탐색과 에너지 관리, 후반 결전 전술을 펼치도록 유도했다. 찰나의 순간에 판단이 갈리는 1대1 근접 교전인 만큼 AI의 실시간 상황 판단력과 자율 기동 능력을 시험하기에 적합하다.
한국항공대는 이번 대회를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무인기 소프트웨어 검증 무대로 확장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전투기 여러 대가 함께 편대를 이루는 유무인 복합 편대 전술과 먼 거리 교전까지 경연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미국이 가상 경연에서 이긴 우승 알고리즘을 실제 시험 전투기에 탑재해 유인 전투기와의 실전 비행 시험으로 이어간 것처럼, 국내에서도 민간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실제 무기 체계로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겠다는 목표다.
방위산업계의 호응도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 대한민국 공군이 후원하며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대표 방산·항공우주 기업들이 대거 후원사로 참여한다. 대회 당일 현장에서는 본선 경기와 함께 이들 기업의 채용 상담 부스도 함께 열려 차세대 무인전투기 분야의 실무형 AI 인재 확보에 나선다. 본선 전 경기는 한국항공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