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 노동자 10만명 '1조 외화벌이'…러 드론 만들고 월급 90% 뺏긴다
MSMT 3차 보고서…최소 17개국서 최대 10만 명 불법 '외화벌이'
유학생 위장해 러 군용 드론·무기 공장 투입…임금 90%는 北당국이 몰수
한 해 창출한 수익 최대 1조 원, 핵·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직행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해외에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파견해 연간 1조 원이 넘는 불법 외화를 벌어들이고 이들을 러시아의 군용 드론 및 무기 공장에도 투입하고 있다는 국제 기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은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고스란히 유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 관련 세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MSMT는 올해 해체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범한 감시 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최소 17개국에 3만5600명에서 10만1280명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이 지난해 창출한 수익은 4억5000만~8억 달러(약 6000억~1조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머무는 곳은 역시 중국과 러시아다. 특히 러시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파견 규모가 급증해 현재 1만5000~3만 명이 체류 중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단순 건설이나 벌목 현장을 넘어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 내 군용 드론 공장과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등 핵심 군사 장비 생산 현장에도 파견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재건 사업에도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익 활동을 위해 법까지 개정했으며 지난해 발급된 대북 비자의 98% 이상이 '학업 비자'로 이들은 유학생으로 위장해 현장에 투입됐다.
최대 7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파견된 중국의 경우, 주로 랴오닝성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의류·수산물 임가공 등 노동집약적 업종과 IT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약 1만 명이 중국에 신규 파견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의료·건설·IT 분야에서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삶은 철저한 착취 구조에 놓여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당국은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의 80~90%를 강제 몰수하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당국의 몰수액이 실제 소득을 초과해 노동자가 오히려 북한 당국에 빚을 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었다. 러시아 파견 노동자의 경우 1인당 연평균 약 7500달러(약 1017만 원)를 벌어 중국보다 최대 5배 높은 임금을 받지만 수입의 대부분은 고스란히 정권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착취한 수익의 상당 부분은 중국과 러시아 소재 북한 무역회사들의 군수물자 조달에 쓰이거나 유엔 제재 대상 은행 등을 거쳐 북한으로 송금되고 있었다. MSMT 참여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수입이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으로 제공됐다"고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경각심 제고와 제재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