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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한국 G20 정상회의… 제주, 3만5000명 수용 인프라로 유치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범국민추진위 출범… 민관 유치체계 전환
중문권 정상급 숙박 20곳·회의실 132개
제주도, 섬 지형·시설 집적 경쟁력 부각
정부 선정 대비 신청서·현장실사 준비

1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2028년 G20 정상회의 제주 개최 범국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호텔리어·자치경찰·요리사 등 도민 대표와 주요 참석자들이 제주 전통 대문인 정낭을 활용한 세리머니 뒤 G20 제주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2028년 G20 정상회의 제주 개최 범국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호텔리어·자치경찰·요리사 등 도민 대표와 주요 참석자들이 제주 전통 대문인 정낭을 활용한 세리머니 뒤 G20 제주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2028년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제주에 유치하기 위한 민관 유치전이 시작됐다. 제주도는 중문관광단지에 집중된 대규모 회의·숙박시설과 섬 지역의 경호 여건을 앞세워 국내 개최지 선정에 도전한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제주웰컴센터에서 '2028년 G20 정상회의 제주 개최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행정 주도의 유치 준비에 경제·관광·문화·체육·사회단체를 결합해 범도민 유치체계로 확대한 것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공공기관과 경제·문화·관광·체육·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한국은 2028년 G20 의장국을 맡는다. 국내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0년 서울 정상회의 이후 18년 만이다.

G20 의장국은 정상회의 장소만 제공하는 나라가 아니다.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각종 회의를 주도하고 회원 간 의제를 조율하며 최종 정상회의 운영을 책임진다.

현재 G20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19개국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이 참여한다. 세계 경제와 무역·금융뿐 아니라 에너지와 기후, 디지털·인공지능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정상급 협의체다.

1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2028년 G20 정상회의 제주 개최 범국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G20 정상회의 제주 유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1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2028년 G20 정상회의 제주 개최 범국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G20 정상회의 제주 유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한국 개최는 확정됐지만 국내 개최지는 선정 절차가 남아 있다. 제주도는 신청서와 제안서를 준비하고 평가와 현장 실사에 대비해 회의장·숙박·교통·경호 여건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제주가 가장 앞세우는 카드는 이미 갖춰진 국제회의 인프라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대에는 정상급 숙박시설 20곳과 회의실 132개가 집중돼 있다. 회의·숙박시설을 합쳐 약 3만5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만5000명이라는 숫자는 정상 20여 명의 숙박 문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G20 정상회의에는 각국 대표단과 수행인력, 국제기구 관계자, 경호·의전 인력, 국내외 언론 등 대규모 인원이 움직인다. 회의장 가까이에 숙박시설과 부대 회의공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개최 역량을 판단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중문권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호텔·리조트가 가까운 지역에 모여 있어 대표단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유치 논리에 포함했다. 제주도는 외부 출입 경로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정상회의 기간 접근 통제와 경호구역 관리에 유리하고 해상 경계와도 연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시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개최 역량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상회의를 가정했을 때 대규모 대표단의 이동과 숙박 배치, 교통 통제, 경호 체계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지를 정부 평가와 현장 실사에서 보여줘야 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대. 제주도는 정상급 숙박시설 20곳과 회의실 132개가 중문권에 모여 있고 약 3만5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중문관광단지 일대. 제주도는 정상급 숙박시설 20곳과 회의실 132개가 중문권에 모여 있고 약 3만5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의 유치 준비도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유치 전담반을 구성하고 9월 7일부터 공식 홍보에 들어간 데 이어 이번 범국민추진위원회 출범으로 행정조직과 민간 참여를 묶었다.

출범식에서는 호텔리어와 택시·버스 기사, 자치경찰, 요리사, 국제회의 기획자, 자원봉사자, 공무원, 어린이 등 도민 대표들이 G20 손님맞이 준비를 주제로 릴레이 선언에 나섰다.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의 청사초롱과 제주 전통 대문인 정낭을 연결한 세리머니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이 정낭 세 개를 차례로 내리자 청사초롱에 불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세계의 손님을 맞겠다는 제주 이미지를 표현했다.

정낭은 제주 전통가옥 입구의 돌기둥 사이에 가로로 걸치는 나무 막대다. 정낭이 놓인 개수에 따라 집주인이 집에 있는지, 멀리 외출했는지를 알렸던 제주 고유의 생활문화다.

제주의 다음 관문은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라는 주장을 실제 운영능력으로 입증하는 일이다. 정상급 숙박시설 20곳과 회의실 132개, 3만5000명 수용능력이라는 숫자를 교통과 경호까지 연결된 하나의 정상회의 운영체계로 보여줘야 한다.

위성곤 지사는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갖춰 나가겠다"며 "끝까지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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