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금 없는 사회' 위기 넘은 조폐공사, '디지털 신뢰 기업' 변신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화폐 비중 19% 축소… 모바일 신분증·CBDC 발판 2031년 '매출 1조' 목표

지난 1951년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첫 둥지를 틀었던 한국조폐공사의 옛 본사 모습(왼쪽)과 대전 유성구에 자리 잡은 현재의 한국조폐공사 본사 전경(오른쪽). 한국조폐공사 제공
지난 1951년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첫 둥지를 틀었던 한국조폐공사의 옛 본사 모습(왼쪽)과 대전 유성구에 자리 잡은 현재의 한국조폐공사 본사 전경(오른쪽). 한국조폐공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금 없는 사회'의 가속화로 존립 위기에 처했던 한국조폐공사가 전통적인 화폐 제조기업의 틀을 깨고 '글로벌 디지털 신뢰 인프라 기업'으로 완벽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한국조폐공사는 17일 창립 75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업(業)의 대전환' 성과와 함께 2031년 창립 80주년을 향한 미래 성장 청사진을 발표했다. 공사는 실물화폐 중심의 사업구조를 △ICT(디지털 신원·화폐) △문화(화폐굿즈·예술형 주화) △글로벌 수출(K-디지털신분증·보안소재) 등 미래 신성장동력 중심의 3대 축으로 전면 재편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확산으로 한때 매출이 4400억 원대까지 급감하며 위기감이 돌았으나, '조폐가 곧 산업'이라는 혁신 아래 지난해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인 639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새 당기순이익 역시 68% 증가했다. 특히 창립 이래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화폐사업 비중은 19%까지 줄어든 반면, 신원인증(ID·25%), 특수압인(27%), 보안인쇄(18%), ICT(11%) 등 비화폐 사업 비중이 80%를 넘어서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 전환 성과도 국민 일상에 안착했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로 세계 최초 국가 신분증 체계를 구현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가입자 1700만 명을 확보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플랫폼'을 발판 삼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및 정부 부처의 디지털 보조금 지급 사업 등 차세대 공공 금융 인프라 영역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문화 사업과 글로벌 위조방지 시장 공략도 순항 중이다. 연간 100톤 규모의 파쇄 화폐 부산물을 재활용한 '돈방석', '돈볼펜' 등 이색 굿즈 브랜드 '머니메이드(MONEYMADE)'를 선보였으며, 3조 원 규모의 글로벌 예술형 주화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또한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정관장 등 국내 대표 수출 기업 제품에 첨단 정품인증 기술을 적용해 K-브랜드 위조상품 피해를 예방하는 국가 차원의 위조방지 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공사는 오는 2031년까지 '세계 최초의 완전한 디지털 조폐기관'으로 도약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지난 75년간 종이와 금속 위에 국가의 신뢰를 새겨왔다면, 이제는 모바일 신분증과 정품 인증, 디지털 화폐 속에 그 신뢰를 심고 있다"며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안전과 신뢰를 공급하는 글로벌 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조폐공사의 체질 개선은 최근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 및 조폐기관들이 직면한 공통 과제와도 궤를 같이한다. 스웨덴, 영국 등 주요 선진국 조폐기관들 역시 현금 사용량 급감에 따라 보안 인쇄 기술을 민간·공공 보안 솔루션으로 확장하거나 여권·인증서 사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모바일 신분증 및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모델은 선진국 대비 빠르게 구축된 성공 사례로 평가받으며, 최근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정부 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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