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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에 정액 과세…헌재 만장일치 "합헌"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자담배 진열대. 뉴시스
전자담배 진열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의 실제 니코틴 함량 등이 아닌, 용액의 부피를 기준으로 일정액의 세금을 부과하도록 한 과세 방식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17일 니코틴 용액을 사용하는 전자담배에 1㎖당 628원의 담배소비세를 부과하도록 한 지방세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전자담배 수입업체와 과세당국이 수입된 니코틴의 원료를 놓고 다른 판단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한 수입업체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중국 업체들로부터 니코틴 원액으로 제조된 흡연 기기와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하면서 니코틴이 '연초의 줄기'에서 추출됐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당시 담배사업법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 제조한 것을 담배로 규정하고 있었다. 업체는 수입 제품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담배소비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해당 제품에 '연초의 잎'에서 추출된 니코틴 용액이 들어 있어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업체에 담배소비세와 가산세 등을 부과했다.

업체는 과세당국의 판단에 반발해 해당 니코틴이 '연초의 잎'이 아닌 '연초의 줄기'에서 추출된 것이라며 과세처분의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심리하던 법원은 지난 1월 과세처분의 근거가 된 지방세법 조항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가 판단한 주요 쟁점은 과세 대상인 전자담배에 니코틴 용액 1㎖당 628원의 담배소비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수입판매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였다.

헌재는 이 같은 정액 과세 방식이 합리적인 입법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전자담배에 대한 담배소비세 부과가 지방재정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동시에 유해한 담배 소비를 억제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니코틴 용액 1㎖당 고정 세율을 적용하면 세액 산정이 명확해져 안정적인 세수 확보와 조세행정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봤다. 수입판매업자가 세금을 소비자에게 실제로 전가했는지 여부나 전가하지 못한 경위 등을 개별적으로 과세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이 같은 사정이 주관적이고 불확정적이어서 과세 기준으로 삼을 경우 과세의 획일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고 납세자와 과세당국 사이에 지속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입법자가 전가 여부 및 귀책사유를 과세요건에서 배제하고 종량세 방식에 따른 고정 세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도록 한 것은 조세 회피를 차단하고 과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뤄진 합리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고정 세율 적용으로 수입판매업자에게 상당한 금전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헌재는 "수입 물품이 과세 대상인지 확인하고 정확하게 신고하는 것은 수입판매업자의 책임이며 이에 따른 불이익이 안정적인 세수 확보와 담배 소비 억제, 국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별도로 같은 날 선고된 개별소비세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 청구인들 역시 중국 등에서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하면서 니코틴이 '연초의 대줄기'에서 추출됐다는 취지로 신고하고 관련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과세당국은 해당 제품에 연초의 잎에서 추출된 니코틴 용액이 들어 있다고 판단해 개별소비세와 가산세 등을 부과했다. 청구인들은 과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뒤 재판 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니코틴 용액의 부피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측정이 용이한 만큼, 이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것은 조세행정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소비자에게 유통·판매될 때 니코틴이 용액에 희석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부피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 역시 다른 담배 유형의 과세체계와 비교해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제 니코틴 함량이나 세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한 경위 등을 별도로 고려하지 않고 니코틴 용액 1㎖당 370원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더라도 수입판매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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