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피해자 '원스톱 지원' 체계 추진…성착취 수사 통합도 검토[종합]
국민경청회서 피해자 보호·수사체계 개선 방안 논의
성매매 피해아동 지원기관 연계 보완…전문인력 확충
김종철 대행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범죄피해자를 사건 초기부터 사후 관리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사이버와 여성청소년 기능으로 나뉜 성착취 범죄 수사체계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피해자 보호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 사건의 지원 절차를 정비하는 등 현장에서 제기된 요구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범죄피해자와 여성·청소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관련 단체, 실종자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사건 처리와 피해자 보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개선이 필요한 제도를 제안하고 경찰 지휘부가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경청회에서는 범죄 발생 이후 수사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안은미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피해상담사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최초 신고를 향후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위험을 알리는 '조기 경보'로 볼 필요가 있다"며 심리상담부터 사후 관리까지 한 기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원스톱 체계'를 제안했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이 같은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처리 이후 사후 관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관련 기관과 협의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피해자 보호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찰은 관련 전문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스마트워치와 민간경호 등 피해자 안전조치에 대해서도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역할을 협의하면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스토킹·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연화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담당자의 잦은 인사 이동이 전문성 축적을 어렵게 한다며 장기근무를 유도할 인센티브 마련을 제안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업무 담당자의 평균 근무기간이 약 2년"이라며 "장기근무와 전문성 확보 필요성에 공감하고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수사 진행 상황과 위험성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과 잠정조치·임시조치 결정 등을 피해자에게 통보하는 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해자 위험성 판단 자료를 피해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방안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사건 진행 내용이나 가해자의 변동사항을 피해자에게 알리는 절차와 관련해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제도뿐 아니라 피해자를 대하는 담당자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겠다"고 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 대응체계 개선도 논의됐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매 피해아동을 전문 지원기관에 연계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사이버와 여성청소년 기능으로 나뉜 성착취 범죄 수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성매매 관련 상담소가 피해자 지원 안내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만큼 이를 추가하고, 성매매 피해자 진술조서의 필수 질문 항목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와 여성청소년 기능으로 나뉜 성착취 범죄 수사체계를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민간단체·플랫폼과의 협업체계 구축 요구도 관련 부서와 협의하기로 했다.
수사 전문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전지혜 한국여성변호사회 상임이사는 담당 수사관의 법률 지식을 강화하고 사건 특수성과 난이도를 고려한 배당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찰은 수사관 교육과 팀장 지휘역량 평가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사건 난이도를 고려한 배당 방안도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대행은 "같은 사건이라도 담당 수사관의 역량에 따라 수사 품질과 완성도에 차이가 나는 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수사역량 차이도 적지 않아 관련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1월까지 시도경찰청별 순회 경청회와 온라인 의견수렴을 이어간다. 접수된 의견은 소관 부서 검토를 거쳐 개혁과제로 구체화하고 실행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한다. 오는 12월 중순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개혁 100일 보고회'를 열어 제안 반영 결과와 주요 과제 이행 상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