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日대미투자 3차 사업으로 반도체 공장 건설 협의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운영 맡아
자동차·방산용 로직반도체 생산
日 장비업체·완성차도 수혜 기대
민간 자금 유치·투자 회수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의 대가로 마련한 5500억달러(약 762조52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을 활용해 미국에 대형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발전소 건설에 집중됐던 일본의 대미 투자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일 양국 정부는 미국 측의 요청을 받아 글로벌파운드리스(GF)가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예상 사업비는 2조~3조엔(약 17조8000억~26조7000억원)에 달한다. 양국은 지난 14~15일 실무협의를 열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사업 구조 등을 논의했다.
새 공장에서는 연산처리 등에 사용되는 로직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이 자동차와 항공우주·방위산업에 필요한 반도체의 자국 생산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F는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등에 생산 거점을 둔 세계 5위 파운드리 업체다. 첨단 공정보다는 자동차와 산업기기, 항공우주·방산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성숙 공정 반도체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 2023년 미 국방부와 10년간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에 따른 보조금도 지원했다.
일본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GF는 지난 2월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와 차세대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동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장이 건설되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가 현지에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는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 제조장비 등을 일본 기업이 공급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 자금이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의 수주와 완성차 업체의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미·일이 지난해 7월 조성한 대미 투자 틀의 세 번째 패키지가 될 전망이다. 양국은 지난 2월 가스화력발전 등을 1차 사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3월 발전소 건설 등을 포함한 2차 사업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선정된 사업은 총 6건, 약 17조엔(약 151조2000억원) 규모다.
관건은 막대한 건설비를 댈 민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출은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민간은행이 맡고 민간 대출에는 일본무역보험(NEXI)이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존 투자에서는 전체 대출의 3분의 1을 JBIC가, 나머지를 민간 금융회사가 부담했다. 일본 3대 메가뱅크는 1차 사업에 참여했지만 장기간 거액의 달러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2차 사업에는 빠졌다. 대신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가 참여했다.
닛케이는 "반도체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금 회수 구조를 마련하고 3차 사업에 참여할 금융회사를 확보하는 것이 최종 성사의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