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대신 돼지고기로... 고물가가 바꾼 명절선물
'가성비 vs 프리미엄'으로 양극화
장기화하는 고물가 기조가 명절 선물 풍경을 바꾸고 있다. 명절 직전 직접 눈으로 보고 선물세트를 고르는 대신, 할인과 상품권 등 혜택이 큰 사전예약 기간에 미리 구매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에 한우 대신 돼지고기나 김처럼 부담이 적은 실속형 상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틈새시장인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며 소비양극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물가 부담에 더해 법인의 대량 수요까지 몰리면서, 올해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 사전예약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했다. 이마트의 지난 8월 6일~9월 13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100개 이상 대량 구매 매출은 17% 늘었고, 5만~10만원대 상품은 21.9% 증가했다.
특히 실속형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를 찾는 고객이 늘며, 돈육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추석 동기 대비 58.9% 뛰었다. 3만원 미만 가격대 상품 중에서는 곶감이 82.8%, 김 선물세트가 46.9%, 건강식품은 14.3% 각각 증가했다. 통조림·조미료 등 가공식품도 2만원 미만 초저가 선물세트 매출이 32.1% 늘었다. 수산에서도 5만원 미만 실속형 굴비 매출이 31.2%, 10만원 미만 옥돔·갈치 등 선물세트가 33% 증가했다.
다만 모든 수요가 가성비 위주로만 몰린 것은 아니다. 이마트의 축산 선물세트 매출 1위 품목인 한우는 20만원 이상 고가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21.2% 증가했고, 전체 한우 선물세트 매출에서 20만원 이상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특별한 사람에게는 고가 상품을 선택하고, 여러 명에게는 실속형 선물을 고르는 경향성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 8월 6일~9월 14일 롯데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특히 5만원 미만 가성비 세트가 33%, 10만원대 신선 세트가 16% 각각 늘었다.
매출 신장률 상위권 품목에도 가성비에 중점을 둔 상품군이 올랐다. 롯데마트의 돼지고기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추석 동기보다 5배 이상 증가했고, 김 선물세트도 48.9% 늘었다. 국산 과일과 열대과일을 함께 담은 혼합형 세트 수요가 늘면서 열대과일 선물세트 매출도 80% 이상 뛰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실속형 수요가 두드러지는 반면, 특별한 선물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프리미엄 수요도 동시에 확대되면서 명절 선물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