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檢 수사권 박탈 보름 앞으로… "경찰 인력 늘리기만으로 한계"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당장 10월부터 개정 형소법 시행
기존 사건에 보완수사까지 '일복'
2100명 늘린다지만 재배치 방식
"숙련된 수사관·교육 뒷받침돼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찰이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수사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완수사 업무가 늘면 기존 사건을 재검토하고 추가 조사와 증거 확보 등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사관의 업무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력 확충과 함께 새로 배치된 인력이 수사 경험을 쌓고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 상반기 수사부서에 수사관 1907명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100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하반기 2100명 가운데 순수 증원은 극히 일부로 상당수는 기동대 등을 포함한 기존 인력을 수사부서로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경찰이 수사인력 확충에 나선 배경에는 보완수사 증가로 커지는 업무 부담에 대응하고 숙련된 수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올해 1~7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약 7만6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000건가량 늘었고, 경찰의 사건 송치 결정 대비 요구 비율도 14.2%에서 17.1%로 2.9%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보완수사 증가가 단순한 업무량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수사가 진행된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추가 조사와 증거 확보 등을 해야 하는 만큼 수사관의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하다. 신규 사건까지 함께 처리하면 사건 하나에 투입되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현재는 보완수사 요구가 전체 사건의 10~15% 정도지만, 제도가 바뀌면 60~70%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60%만 되더라도 지금보다 보완수사 업무가 4~5배가량 늘어나는 셈이어서 수사 인력과 숙련된 수사관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신규 사건이 계속 접수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다 보면 업무가 정체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전체적인 사건 적체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숙련도가 낮은 수사관이 사건을 맡으면 보완수사가 반복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수사는 절차 준수와 법적 판단, 행정 업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경험과 숙련도가 매우 중요한 전문 분야"라며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면 수사 과정에서 실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그동안 수사부서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수사경과는 경찰관이 시험을 통해 취득하는 수사 분야 자격으로 이를 보유한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격무와 책임 부담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단순한 인원 증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수사 경험이 없는 인력을 단기간에 현장에 투입하기는 어려운 만큼 단순히 인원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신규 수사관들이 전문성을 빠르게 쌓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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