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호남 반도체산단 물 공급 안정성 우려"
하루 65만t 용수 필요하지만
인근 댐 유출입량 변동폭 크고
공업용수로 사용때 안전도 불안
용인 산단 이어 문제점 반복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계획을 두고 국회에서 안정적인 물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전용 댐의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도 미비한 데다 영산강·섬진강 수계를 둘러싼 지역 간 물 갈등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1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팩트 체크 :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안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약 65만t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복댐에서 30만t, 장흥·보성강·나주댐에서 각각 10만t, 주암댐에서 5만t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광주제1하수처리장에서는 하루 30만t의 하수재이용수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안정성이다. 입법조사처가 장흥·보성강·나주·주암댐의 2021~2025년 유출입량을 분석한 결과 강수량에 따른 변동 폭이 컸다. 보성강댐의 2024년 유입량은 최근 5년 평균보다 84% 많았던 반면 장흥댐의 2022년 유입량은 평균보다 72.2% 적었다.
정부가 평가한 생활·공업용수 이수 안전도에서도 영산강은 3.4등급으로 금강 2.9등급, 섬진강·한강 2.4등급, 낙동강 1.9등급보다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규모 용수를 중단 없이 공급해야 하는 만큼 가뭄 등 기후여건에 따라 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적 문제도 남아 있다. 정부 계획에는 발전용 댐인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입법조사처는 발전용수의 목적 외 사용을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고, 현행 제도에서는 공업용수를 공급하고도 사용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을 추진하며 발생한 문제에 대해 법·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같은 방식으로 호남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역 간 물 갈등도 변수다. 클러스터가 들어설 광주는 영산강 수계지만 공급 예정 용수 상당 부분은 섬진강 수계에서 가져오는 구조다. 입법조사처는 섬진강 물이 장기간 다른 지역에 공급되면서 물 이용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존재해왔다며 물관리 협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과거 보고서에서 호남지역의 물 부족을 전망했음에도 이번 계획에서는 댐과 하수재이용수의 공급 목표량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입법조사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용수 공급의 지속가능성을 먼저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 간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