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한은… 3연속 인상 부담, 10월보다 11월 인상 유력[美 3년만에 금리 인상]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한미 금리격차 감안땐 10월 인상
물가·가계대출·환율 등 고려할듯
한은 "금융·외환시장 면밀 점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기조에 맞춰 한은도 10월, 11월 올해 두 차례 남은 올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소 한 번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7일 한은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관련,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 호황에 따른 폭발적 명목 경제성장과 수요 확대, 물가 자극 등을 고려해 선제적 긴축 대응에 나서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보면 한은의 기조는 '선제적 적기 대응'과 '긴축 유지'로 요약된다. 실제 한은은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 평가와 관련, "물가안정 의지와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총재가 지목한 금리 향방 지표는 물가, 성장률, 가계대출 및 주택시장, 연준의 정책 기조 등이다. 연준이 '긴축'을 명확히 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10월보다 11월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 통화정책 긴축기에 한미 국채금리 간 뚜렷한 동조화 패턴을 감안하면 3연속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장 큰 불안요인은 물가다. 중동 전쟁의 상황 악화로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유가는 물가를 가장 크고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요인이다. 8월 기준 소비자물가는 3.1%로 주요국에 비해 억제했지만 이는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의 정책 수단을 갖고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억제장치가 풀린다면 물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수입물가와 밀접한 원·달러 환율 역시 이달 초 달러당 1330원 선까지 내려갔다가 1400원대에 빠르게 근접하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반도체 수출 호조로 명목임금이 오른 일부 계층의 주택 등 구매 수요는 폭발적이다. 이 같은 수요 확대는 물가를 직접 자극한다.
실제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을 살펴보면, 한은은 물가와 성장이 잠재 수준을 웃돌며 실물경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도 변수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과열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 폭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4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900조원에 육박하며 2021년 3·4분기 이후 최대 증가 폭(2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금통위원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완화 조치가 실수요자 '대출절벽'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지만 자칫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나아가 규제완화로 늘어난 대출여력이 시장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와 결합할 경우 집값과 가계대출 모두에 강력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외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누적된 레버리지가 급격히 무너져 시스템 위기로 번진 전례를 들며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등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 국채금리 고공 행진이 국내로 전이될 리스크도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처럼 시장 리스크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은은 물가 안정과 금융 불균형을 차단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긴축 고삐를 바짝 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