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성폭행당했다" 울며 신고한 아내...몸속 검사해보니 '전혀 다른 男 DNA'
[파이낸셜뉴스]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아내의 몸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검출되는 황당한 사건이 대만에서 발생했다. 혐의를 벗은 남편은 곧바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아내에게 외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17일 ET투데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부부 A씨와 B씨는 2017년 혼인했으나 잦은 갈등으로 불화를 겪어왔다.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23년 2월, 크게 다툰 뒤 병원을 찾은 아내 B씨는 상처를 확인하고 "새벽까지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남편 A씨를 경찰에 전격 고소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타이베이 검찰과 수사기관은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B씨의 체내에서 검체를 채취해 대만 형사경찰국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러나 결과는 수사기관과 부부 모두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B씨의 체내 깊숙한 곳에서 채취한 면봉 검체에서 남성의 Y 염색체 DNA가 검출됐으나, 해당 DNA의 유전자형이 남편 A씨의 것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은 이 감정 결과를 근거로 남편의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누명을 벗은 남편 A씨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반격에 나섰다. A씨는 아내가 자신을 성폭행범으로 신고하기 직전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어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50만 대만달러(한화 약 2170만 원)의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초기 재판 결과는 엇갈렸다. 1심인 타이베이 간이법원은 체내에서 제3자의 DNA가 검출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자나 전립선 특이 항원(PSA) 반응이 음성으로 나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성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인 타이베이 지방법원 합의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DNA 세포 감정 결과의 높은 신뢰성을 인정하며, 아내의 체내 깊은 곳에서 발견된 남성 DNA가 남편의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B씨가 자신의 몸에서 다른 남성의 DNA가 나온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만 일관하며 합리적인 소명을 내놓지 못한 점을 결정적 정황으로 봤다. 재판부는 B씨가 병원 검사 전 다른 남성과 성적인 접촉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편에 대한 배우자권 침해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부부의 소득과 재산, 혼인 파탄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내 B씨가 남편 A씨에게 위자료 5만 대만달러(약 217만 원)와 법정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