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억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담합 심의… 제주교육청 2024년 계약도 시기 겹쳐
공정위, 4개사 15개 교육청 입찰 혐의
제주, 초3·4용 태블릿 2024년 계약
판매업체, 2025 제주 사업 선정 이력
15개 발주 포함 여부는 아직 비공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650억원 규모의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 입찰담합 혐의가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른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공정위 심사관이 문제 삼은 기간에 초등학생용 태블릿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공정위와 조달청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아이브리지닷컴, 에이텍컴퓨터, 유니와이드, 포유디지탈 등 태블릿 컴퓨터 제조·판매업체 4곳의 입찰담합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22년 9월~2025년 1월 교육지원청을 포함한 15개 교육청이 발주한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형식상 경쟁에 참여하는 들러리 업체, 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심사관이 담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한 입찰 규모는 약 650억원이다. 해당 입찰을 통해 공급된 태블릿 컴퓨터는 20만대를 웃돈다.
심사관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라는 판단 아래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과 관련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을 냈다.
법 위반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조사부서인 심사관의 조사 결과와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뒤 6주 동안 의견서를 제출하고 증거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으며 이후 위원회가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결정한다.
제주에서는 혐의기간과 겹치는 태블릿 대량 구매 계약이 확인된다.
제주교육청은 2024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25학년도 초등학교 3·4학년에게 공급할 태블릿 컴퓨터 사업비로 84억800만원을 반영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비해 교실에서 사용할 스마트기기를 확보하려는 사업이었다.
2023년 11월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당시 제주교육청 창의정보과장은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이 약 1만2900명이고 기존 학교 보유분 등을 제외하면 약 1만대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구매 방식으로 9000여대를 계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기 가격은 자판을 포함해 1대당 70만원 안팎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이 사업은 이듬해 실제 계약 단계로 넘어갔다. 2024년 11월 19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당시 제주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과거 스마트기기 사업의 명시이월 문제가 반복되자 해당 연도 12월까지 제품을 제작해 일정 장소에 보관한 뒤 이듬해 학생들에게 보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6년 동안 유지·관리와 사후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과업지시서에도 관련 내용을 넣었다고 답변했다.
계약이 2024년에 이뤄진 만큼 시점만 놓고 보면 공정위 심사관이 제시한 2022년 9월~2025년 1월의 혐의기간에 포함된다.
공정위 피심인 가운데 판매업체 1곳과 제주교육청 사이의 사업 접점도 확인됐다.
이 판매업체 자사 공식 연혁에 2025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스마트기기 보급사업 선정'을 주요 사업 실적으로 기재하고 있다. 2024년 연혁에도 '전국 4개 교육청 공동구매 태블릿컴퓨터 선정'이라고 적었지만 해당 교육청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2025년에 진행된 제주교육청의 또 다른 84억원급 사업과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4월 30일 5월 대형사업 입찰계획에 제주교육청 수요의 '2025년 초등학교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포함했다. 배정예산은 84억2187만9670원이었으며 같은 해 5월 27일 개찰 결과 C업체가 83억8248만원에 낙찰받았다. 공개된 개찰 결과상 입찰에는 2개 업체가 참여했다. 해당 사업은 공정위 심사관이 제시한 혐의기간이 2025년 1월 종료된 뒤 공고·개찰됐다.
이번 사건과 제주 교육예산의 실제 연결 여부를 가를 핵심은 2024년 계약이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계약 시기가 혐의기간과 겹치는 만큼 제주교육청 계약이 15개 발주건에 포함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