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토착비리 1863명 단속해 729명 송치…27명 구속
권한남용 841명 최다…재정비리 814명
'수의계약 불법행위' 33건·124명 집중수사
11월부터 '지역 유착비리 특별단속 2.0' 추진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토착비리를 특별단속해 6개월여 만에 1800여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729명을 검찰에 넘겼다. 지방공직자가 차명 업체나 가족 법인 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수의계약 불법행위'도 집중 단속 대상에 올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4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693건, 1863명을 단속하고 729명을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가운데 혐의가 중한 27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오는 10월 31일까지 특별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
수억원대 횡령부터 인허가 로비 명목의 금품 수수까지 다양한 유형의 비리가 수사망에 포착됐다. 경남에서는 면장과 부면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행정정보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공사·물품·용역 등의 지출결의서를 결재하는 수법으로 169차례에 걸쳐 13억9587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군 면사무소 예산 업무 담당 공무원 1명이 검거돼 구속됐다.
충남에서는 시장 및 공무원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로비를 통해 인허가를 받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지역 폐기물업체에서 1억원을 받은 전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1명이 검거돼 구속됐다. 경북에서는 시청에서 생활폐기물 업무를 담당하며 취득한 사업계획·입찰조건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세운 폐기물 수거업체와 9600만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체결해 영리를 취득한 공무원 등 2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그동안 지역 유착비리에 대한 단속 유형을 추가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특별단속을 확대·개편했다. 지난 8월 대통령 주재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는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역 유착비리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단속 유형별로는 관계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권한남용'이 841명(45.1%)으로 가장 많았다. 서류 조작이나 지출 부풀리기 등으로 공공재정을 편취하는 '재정비리'가 814명(43.7%)으로 뒤를 이었다. 내부정보 이용은 126명(6.8%), 부당계약은 67명(3.6%), 불법방임은 15명(0.8%)이었다.
신분별로는 공무원이 803명(43.1%)으로 가장 많았고 민간기업 등이 703명(37.7%)으로 뒤를 이었다. 경찰은 인허가 등의 권한을 가진 공무원과 이권 확보를 노리는 민간기업이 브로커 등을 매개로 결탁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남부에서는 하수처리사업 등을 조기에 관철해주는 명목으로 지역 사업가들로부터 모두 23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공무원과, 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5000만원을 받은 브로커 등 6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1명은 구속됐다.
특히 경찰은 지방공직자가 차명 운영이나 가족 법인 등의 편법으로 영리를 취득하는 '수의계약 불법행위'를 '집중수사과제 제1호'로 지정했다. 현재까지 33건, 124명을 단속해 44명을 송치했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76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강원에서는 담당 업무와 관련된 환경업체를 차명으로 운영하면서도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숨긴 채 5500만원 상당의 해충기피제 납품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업 담당 과장 등 3명이 검거됐다.
수사가 시작된 경로를 보면 고소·고발·진정이 855명(45.9%)으로 가장 많았고 기관 고발·수사의뢰가 552명(29.6%)으로 뒤를 이었다. 첩보는 300명(16.1%), 자체인지는 153명(8.2%)이었다. 경찰은 공여자·청탁자 등 내부 관계자의 자수·제보나 행정·감사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주무관청의 고발을 통해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수한 특별단속 사례에 '특별성과 포상금'을 수여하는 한편 성과 점검과 유관기관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단속 결과를 토대로 대응 체계를 정비해 오는 11월부터는 '지역 유착비리 특별단속 버전 2.0'을 이어서 추진한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방행정의 반칙, 특권 등 토착비리는 지역사회의 공정성과 국가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지역 유착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부패의 연결고리를 끝까지 추적해 강력하게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부패비리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