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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케네디센터 철거' 만지작?…분노한 수천명 "손 떼라" 인간 사슬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물 철거 검토에 항의하며 '예술에서 손 떼라(Hands Off the Arts)'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팻말을 든 수백 명의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센터 이사회 의장직 해임을 촉구하며 건물 주변을 행진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물 철거 검토에 항의하며 '예술에서 손 떼라(Hands Off the Arts)'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팻말을 든 수백 명의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센터 이사회 의장직 해임을 촉구하며 건물 주변을 행진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인 존 F. 케네디 센터를 철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분노한 시민과 예술가 수천 명이 센터를 둘러싸고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 '철거 계획' 사진 노출에 분노 폭발…수천 명 '인간 사슬'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저녁 케네디센터 앞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팔짱을 끼고 건물 주변을 에워싸는 '인간 사슬'을 만든 채 "손 떼라(Hands off)"며 철거 반대 구호를 외쳤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케네디 센터 밖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연장 철거 위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케네디 센터 밖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연장 철거 위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위에는 공연 예술가들과 센터 직원들이 대거 참여해 노래와 연주를 이어갔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센터 공연이 취소됐던 '워싱턴 게이 남성 합창단(Gay Men's Chorus of Washington, D.C.)' 등 활동가들도 동참했다.

유명 인사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영화 '원더우먼'의 배우 린다 카터와 로버트 화이트 워싱턴D.C. 시의원이 현장을 찾았다. 화이트 의원은 "우리가 서 있는 한 그가 이 건물을 빼앗거나 파괴하도록 놔두지 않겠다. 필요하다면 주먹이라도 휘두르며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주최 측인 타라 후트에 따르면 당초 100명 안팎이 모이던 시위 규모는 최근 철거 논란이 불거지며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했다.

■ '트럼프 명칭' 무산되자 돌연 폐쇄?…안전 문제 vs 보복 조치

시위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진 기폭제는 지난 16일 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포착된 한 장의 사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 철거(Kennedy Center DEMOLISHED)'라는 제목 아래 공사 현장 조감도로 보이는 대형 패널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케네디센터는 최근 1년 반 동안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채워진 이사회 체제하에서 티켓 판매가 급감하고 예술가들이 이탈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이사회는 센터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넣으려다 법원의 제동에 가로막혔고 이후 '리모델링 공로'를 표기하는 우회 방안마저 법원이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사회는 지난 15일 천장 마감재 추락 등 안전 문제와 재정난을 이유로 돌연 센터 임시 폐쇄를 결정했다. 화이트 시의원은 이를 두고 "가질 수 없는 것을 훔치려다 실패하자 파괴하려는 것"이라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명명된 이 공간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법원 "철거 시 30일 전 통보하라"…법적 공방 계속

논란이 실제 건물 철거 위기로 번지자 법적 대응도 잇따르고 있다. 케네디센터 이사인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민주·오하이오)은 철거를 막아달라며 연방법원에 긴급 심리를 요청했다.

연방법원은 지난 17일 긴급 심리 요청 자체는 기각했지만 "센터 측이 철거를 포함한 중대한 물리적 변경을 추진할 경우 최소 30일 이전에 서면으로 통지하라"고 명령하며 사실상 무단 기습 철거에 제동을 걸었다. 현재 케네디센터의 상주 단체인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와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은 센터 폐쇄로 인해 워싱턴D.C. 인근의 다른 공연장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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