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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 못 만지고 경기 뛰라고? 화나서 사비로 빌렸다"... 조직위 만행에 야구·배구 국대 '분통' [나고야 AG]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야구대표팀, 훈련장 배정 '깜깜이'에 결국 KBO 사비로 실내 구장 대관
오늘(20일) 8강전 앞둔 女배구, 코트 없어 호텔 좁은 헬스장서 '반쪽 훈련'
입국장 노숙·컨테이너 지옥 이어 훈련장 펑크까지…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무능한 대회 운영이 마침내 선을 넘었다. 찜통 컨테이너 숙소와 개회식 집단 퇴장 촌극에 이어, 이번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생명과도 같은 '훈련장'마저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경기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금메달을 향한 중대 일전을 앞둔 한국 야구와 여자 배구 대표팀은 개최국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탓에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내일(21일) 대만과 조별리그 B조 1차전 단두대 매치를 치르는 류지현호 야구 대표팀은 어제(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체적으로 급히 섭외한 실내 훈련장에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KBO 관계자는 "조직위가 18일 오후까지도 공식 훈련 시간과 장소를 전혀 알려주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우리가 직접 사비를 들여 훈련장을 구해야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시안게임 5연패의 명운이 걸린 첫 경기를 앞두고 개최국의 기본적 지원조차 받지 못한 셈이다.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오늘(20일) 카자흐스탄과 운명의 8강전을 치르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경기 전날인 19일, 배구 코트 구경조차 하지 못한 채 숙소 호텔의 비좁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훈련을 때워야 했다.

차 감독은 "조직위가 19일에는 공식 훈련을 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볼 훈련이 필수적인데 매우 아쉽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 생각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씁쓸함을 삼켰다. 대표팀은 헬스장 공간마저 비좁아 전체 선수단을 두 조로 쪼개어 개인 컨디셔닝만 간신히 소화하는 촌극을 빚었다.

한국 대표팀이 나고야 조직위의 운영 미숙으로 피해를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앞서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결승에 선착한 남자 농구 대표팀 역시 '컨테이너 선수촌'의 끔찍한 환경에 시달리다 지난 16일 대한체육회의 긴급 조치로 시내 호텔로 피신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입국장 시스템 마비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 선수단이 공항 바닥에서 수 시간 동안 노숙하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선수촌, 수송, 식전 행사에 이어 이제는 경기력과 직결되는 훈련 인프라까지 붕괴됐다. 4년(이번 대회는 3년)을 피땀 흘려 준비한 선수들을 위해 최소한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이미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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