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산식 개편 추진… 고의숙 교육감 "제주교육 근간 흔들"
정부, 내국세 20.79% 연동 폐지 추진
성장률·학령인구 반영 새 산식 도입
고 교육감 "학생 감소만 봐선 안돼"
전국 교육감들과 공동 대응 예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에서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도교육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초·중등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 수 감소만으로 교육재정 수요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은 지난 17일 전남 여수 소노캄에서 열린 제109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교육 현안을 논의했다. 고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정부 개편안에 대해 전국 교육감들과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교육감은 "이대로라면 제주교육의 근간과 제주 미래의 근간이 허물어질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 방안을 요구했다.
특히 학생 수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적인 근거로 삼는 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 교육감은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해서 재정을 줄이는 것은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판단"이라며 "교육재정의 위기는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 기회의 위기이자 제주 사회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육과 과밀학급 해소, 교직원 인건비 상승 등 학생 수와 별개로 증가하는 지출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면서 교육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지난 8월 21일 발표한 개편안의 핵심은 현행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식을 바꾸는 것이다.
정부안은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교부금 산정에 반영하고, 산정 결과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도록 했다. 정부는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고려하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변화를 제한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현행 내국세 20.79%와 새 산식에 따라 산정한 교부금의 차액은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으로 옮겨 영유아 교육·보육과 고등·평생교육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개편 이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2026년 76조4000억원에서 2030년 92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육부는 세수 변동에 따른 교부금의 급격한 등락을 줄이고 시·도교육청의 재정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감들의 우려는 새 산식에 학령인구 감소가 직접 반영되면서 향후 초·중등 교육재정 증가 폭이 기존 방식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데 맞춰져 있다. 특히 AI·디지털 교육과 학교시설 개선, 과밀학급 해소, 특수교육 등 학생 수 감소와 비례해 줄이기 어려운 지출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쟁점이다.
고 교육감은 "일방적 개편이 아니라 현장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원점에서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