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트럼프 만나 '中 견제' 조율…유엔선 '법의 지배' 강조
22일 뉴욕서 미일 정상회담
미중 회담 이틀 앞두고 대만·AI 논의
ICC 소장 제재 문제는 언급 자제할 듯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오는 24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과 통상, 인공지능(AI) 등 대중국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법의 지배'를 강조하되 미국이 일본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을 제재한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법상 원칙과 미일동맹 사이에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20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22일 뉴욕에서 회담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 3월 워싱턴 회담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열린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자 역내 파트너"라며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틀림없이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대중국 입장을 전달하고 양국의 인식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통상과 안보, AI 등을 둘러싼 대응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실리를 우선해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에 양보하지 않도록 미리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당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도 나선다.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질서가 '힘의 지배'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법의 지배와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에게 제재를 부과한 문제는 언급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본은 2007년 ICC에 가입한 뒤 국제 형사사법을 통한 법의 지배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일본 안보의 기반인 미일동맹을 고려해 유엔 연설에서 미국의 조치를 직접 비판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1956년 유엔에 가입한 뒤 국제 공조를 외교의 주요 축으로 삼아왔다. 2016년에는 아베 신조 정권이 법의 지배와 항행의 자유, 자유무역을 축으로 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제시했다.
닛케이는 "일본이 법의 지배를 강조하면서도 안보의 기반인 미일동맹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국제법상 원칙과 동맹국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양립시킬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