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입주 절벽이 만든 동북권 10억 가격대
올해 입주 2만6951가구, 내년 1만7012가구로 공급 여건 악화
[파이낸셜뉴스] 전용 84㎡ 전세보증금 10억원이 서울 동북권에서도 현실이 됐다. 성북·동대문·강북·노원 등 그간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자치구에서 10억원 안팎의 계약과 호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7.79%로 2015년 이후 가장 가파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7.7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16%)의 약 4.7배이고, 지난해 연간 상승률(3.77%)과 견줘도 이미 2배를 넘겼다. 전세 물량 부족 등으로 전세난이 심했던 2015년(10.79%)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오름폭이 가장 큰 곳은 성북구다. 전셋값이 올해 12.84% 올라 서울 최고치이고,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14.01%)도 1위다.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18층은 지난달 15일 11억원에 전세 신규 계약됐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같은 면적 23층이 10억5000만원에 전세 매물로 나와 있다.
동대문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매매 10.59%, 전세 8.43%로 중하위권 가운데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 84㎡ 53층은 지난달 30일 10억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1월 신규 계약 가격이 8억원대 초반이던 단지로, 중층 이상 매물의 호가는 지금도 10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매매와 전세가 나란히 뛰는 강북구에서는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 12층 전세 호가가 12억원까지 올랐다. 같은 면적의 최근 전세 거래가는 지난 6월 26일 9억5000만원이었다.
노원구는 전세 누적 상승률이 12.25%로 성북구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곳에서도 1995년 12월 준공된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 9층이 지난 11일 9억1000만원에 새 세입자를 들였다.
성북·동대문·노원구 등이 속한 동북권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평균 55.8%다. 서울 평균(52.3%)은 물론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45.8%)보다 높다. 올해 들어 매매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동안에도 전세 물량이 부족해 전셋값이 빠르게 따라붙은 결과로 보인다.
공급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6951가구로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27.4% 적다. 내년에는 1만7012가구까지 줄어 최근 5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억원 수준 전세는 강남3구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강벨트 수준에는 해당하는 가격"이라며 "중하위권도 매매가격처럼 신축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의 기준점이 생기면서 10억원 전후 가격이 호가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의 근본 해법이라는 기조 아래 매입임대주택 등 가용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22일 내놓은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확대 방안'이 대표적이다.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6만6000가구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집중 배정하는 내용이다. 규제지역 물량만 놓고 보면 직전 2년(2023∼2024년) 3만6000가구의 두 배에 가깝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