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교제폭력 3분에 한번 꼴 신고…"실질적 분리조치 중요"
'관계성 범죄' 올들어 11만건
최근 5년 사이 확연한 증가세
신고 후에도 가해자 접근 '비극'
警 "피해자 보호·초동대응 강화"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 이른바 '관계성 범죄' 신고가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11만건을 넘어서며 5년 연속 연 10만건을 웃돌았다.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촉이 이어져 추가 피해로 번질 우려가 큰 만큼 실질적인 피해자 분리·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스토킹과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는 각각 3만6944건, 7만4070건으로 총 11만1014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457건, 3분에 한 건꼴로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관계성 범죄 신고는 최근 수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5년 연속 10만건을 넘었다.
스토킹·교제폭력 신고는 △2021년 7만1814건 △2022년 10만355건 △2023년 10만8974건 △2024년 12만341건 △2025년 15만2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토킹 신고는 올봄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4월 5073건을 기록한 뒤 △5월 5045건 △6월 5093건 △7월 5322건 △8월 5305건으로 5개월 연속 월 5000건대를 유지했다.
교제폭력 신고 역시 매달 1만건 안팎에 달했다. 올해 1월 8426건에서 4월 9526건으로 증가한 뒤 5월에는 1만442건으로 1만건을 넘기도 했다. 이후에도 △6월 9909건 △7월 9609건 △8월 9729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05건이다.
관계성 범죄는 연인이나 전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시 접촉할 가능성이 커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관계성 범죄를 가장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것"이라며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을 때 발생하는 만큼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자 보호책"이라고 설명했다.
스토킹·교제폭력 등 이른바 '관계성 범죄'가 늘면서 경찰이 피해자 보호와 현장 대응 강화에 나선다. 내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관련 예산을 30% 이상 늘리고 실제 출동 상황을 가정한 지역경찰 대상 시나리오 교육도 처음 도입한다. 신고 이후 추가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큰 관계성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 보호와 초동대응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의 '2027년도 성과계획서'에 따르면 내년도 '지능형 CCTV 활용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예산은 22억5800만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17억300만원 대비 5억5500만원(32.6%) 늘어난 규모다.
경찰청 관계자는 "매년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수요와 지능형 CCTV 활용 건수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반영해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 확대와 함께 최초 출동 단계의 대응력도 강화한다. 내년 '관계성 범죄 상황기반 시나리오 교육' 예산 1억원을 신규 편성해 스토킹·교제폭력·가정폭력·학대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지구대·파출소 지역경찰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선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계성 범죄에 대한 지역경찰의 초동조치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됐다"며 "실제 출동 현장을 가정해 현장에서 놓쳐서는 안 될 사항을 담은 교육자료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피해자 보호와 현장 교육을 동시에 강화하는 배경에는 관계성 범죄 대응을 사후 수사에서 사전 예방까지 확대하려는 취지가 깔려 있다. 최초 신고·출동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고위험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