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이 원칙을 기억해라"...700억 자산 일군 '전설적 개인투자자' 타짱 별세
[파이낸셜뉴스] 종잣돈 50만 엔(약 44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수십억 엔대 자산을 일구며 열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일본의 유명 개인투자자이자 마취과 의사인 '타짱'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1세.
16일 머니포스트와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지난 15일 고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타짱이 지난 9월 10일 영면했다"며 "생전에 신세를 졌던 모든 분과 친하게 지내주신 분들, 팔로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부고를 전했다.
1975년 효고현 출신인 고인은 히로시마대 의학부를 졸업한 현직 마취과 전문의였다. 대학생이던 1998년 50만 엔으로 투자를 시작한 그는 단기 차익 대신 기업의 본질 가치에 집중하는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했다. 특히 업황이 바닥을 지나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경기순환 업종 중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장기 보유하는 이른바 '시클리컬 밸류(경기순환 가치) 투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단순히 주가나 배당률만 보지 않고 기업의 재무 상태와 산업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성장 스토리를 찾아내는 그의 전략은 큰 결실을 맺었다. 2005년 자산 1억 엔(약 8억 8000만 원)을 달성한 데 이어 2013년에는 10억 엔(약 88억 5000만 원)을 돌파했다. 당시 연간 배당금만 3000만 엔(약 2억 6000만 원)에 달해 의사 연봉을 넘어서자 38세의 나이로 전업 투자자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일의 여유로운 일상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과 6개월 만에 병원으로 복귀, 생전 본업과 투자를 병행해 왔다.
투병 중에도 그의 투자 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2022년 직장암 진단을 받고 4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거쳤지만,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주목해 일본은 물론 한국 조선주에 집중 투자하며 자산을 획기적으로 불렸다. 2024년 50억 엔을 넘긴 그의 자산은 최근 인터뷰에서 80억 엔(약 7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약 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를 통해 시장 분석과 투자 원칙을 꾸준히 공유해 온 대표적인 금융 인플루언서였다. 특히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뒤 두 딸에게 자신의 투자 철학을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집필한 저서 50만엔을 50억엔으로 늘린 투자자 아버지가 딸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16만 부 이상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2024년 암이 폐와 간으로 전이되며 "51세 생일을 맞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그는 지난 7월 기적처럼 51번째 생일을 맞았음을 알렸으나, 지난달 28일 병세 악화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지 약 2주 만에 끝내 영면에 들었다.
"투자는 이미 생활의 일부이며, 투자하지 않는 나는 나답지 않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삶과 시장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그의 부고에 현지 투자자들과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