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 피 섞여 나왔는데"…30대男 몸속에서 쏟아져 나온 수많은 바늘, 무슨 일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 배뇨통과 혈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한 30대 남성의 심장과 복부, 골반 등 전신 장기에서 다수의 금속 바늘이 발견돼 의료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검사 결과 환자가 고의로 체내에 이물질을 밀어 넣는 희귀 자해 행동인 '셀프 임베딩(체내 이물 삽입증)'을 겪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며 관련 정신·외과적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35세 남성 A씨는 배뇨 곤란과 혈뇨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당시 A씨의 활력 징후는 안정적이었고 겉보기에도 큰 이상 증세가 없었으나, 흉부 영상 검사에서 심장 주변에 정체불명의 음영이 포착됐다.
정밀 조영 CT 검사를 시행하자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심장을 둘러싼 막인 심낭을 3.5cm(약 1.4인치) 길이의 금속 바늘이 관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의 복부, 골반, 방광, 심지어 음경 부위까지 체내 곳곳에 바늘 형태의 금속 이물질이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선천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A씨와 보호자인 아버지는 바늘이 몸속에 들어간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2년 전 다른 병원에서 A씨의 복부 내 이물질 2개를 제거했던 과거 병력을 확인하고, 그가 스스로 몸 안에 이물질을 집어넣는 '셀프 임베딩' 행동을 지속해 온 것으로 판단했다.
'셀프 임베딩'은 유리, 클립, 스테이플러 침, 철사, 바늘 등 날카롭거나 딱딱한 이물질을 피부 밑 조직이나 신체 개구부를 통해 스스로 체내 깊숙이 밀어 넣는 행위다.
자살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자살성 자해(NSSI)'의 극단적인 형태로 분류되며, 극심한 정서적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신체적 통증으로 해소하려는 심리적 기전, 충동 조절 장애, 지적장애 또는 중증 인격장애 등과 연관이 깊다. 1930년대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의 체내에서 수십 개의 바늘이 발견되며 보고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정서적 위기를 겪는 청소년층에서도 간혹 관찰돼 의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체내 이물 삽입은 단순 찰과상이나 외상에 그치지 않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물질이 체내 혈관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타고 이동하면서 주요 장기를 찌르거나 혈관을 파열시킬 수 있으며, 심각한 패혈증, 조직 괴사, 내장 천공 등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한다.
의료진은 A씨의 전신에 퍼진 바늘을 한꺼번에 제거할 경우 조직 손상과 출혈 위험이 크다고 판단, 생명과 직결된 심장 부위의 바늘을 먼저 제거하는 응급 수술을 단행했다.
수술을 통해 환자의 심낭에서 부식된 검은색 바늘을 무사히 꺼냈으며, 부식 정도로 보아 이 바늘이 수개월 이상 체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됐다. 가슴 외벽에는 바늘이 들어간 흉터나 상처조차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았다.
A씨는 수술 직후 심근 손상과 수술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저하되는 위기를 겪었으나, 집중 치료 끝에 상태를 회복해 9일 만에 퇴원했다. 수술 9개월 뒤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도 심장 기능은 정상 궤도를 되찾았다. 의료진은 골반과 복부 등에 남은 나머지 바늘에 대해서는 무리한 제거 수술 대신 면밀한 경과 관찰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전문의들은 "만성적인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원인 모를 감염이나 농양, 장기 천공이 반복된다면 체내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셀프 임베딩 환자의 경우 신체적 이물질 제거 수술뿐만 아니라 재발을 막기 위한 정신건강의학과적 평가와 보호자의 밀착 관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