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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싱턴 초대형 개선문에 "저격수·드론 배치"…'안보 시설' 내세워 반발 돌파 노리나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4월 발표한 76m 초대형 백색 개선문, "최상급 군사시설로 전환" 선언
링컨 기념관·알링턴 묘지 조망 훼손 우려로 건축계·재향군인회 등 거센 반발
고도 제한·경관 소송 우회하기 위해 '국가방위' 명분 덧씌웠다는 지적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개선문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개선문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76m 높이의 초대형 개선문을 저격수와 드론이 배치되는 '군사 겸용 시설'로 개조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랜드마크 건립을 넘어 국가안보 시설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건축계와 참전용사 단체 등의 거센 반발 및 법적 규제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의 강력한 요청과 국가안보상 목적에 따라 웅장한 개선문을 최첨단 군사시설과 결합한 형태로 전환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선문 옥상과 광장 구역에는 다수의 드론과 저격수가 신속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배치되며 대량의 저격용 탄약 보관 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그는 "전 세계 59개 주요 도시 중 워싱턴DC만 개선문이 없었지만 이번에 들어서는 시설은 단연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링컨 기념관과 알링턴 국립묘지 사이 포토맥강의 섬에 있는 알링턴 메모리얼 브리지 인근 원형 교차로 중앙 잔디밭에 초대형 개선문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높이 250피트(약 76m)의 이 하얀색 개선문 꼭대기에는 천사와 독수리의 황금 조각상이 세워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발표 직후부터 건축계는 물론 트럼프 지지자와 재향군인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반발을 샀다. 남북전쟁 당시 북부 연방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남부연합군 로버트 리 장군의 화해와 국가적 통합을 상징하는 역사적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수십만 명의 미군 장병이 잠들어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와 링컨 기념관 사이의 조망을 거대한 건축물이 가로막게 된다는 우려가 컸다.

현재 참전용사 단체 등은 일대 경관 훼손을 막아달라며 건립 중단 소송을 낸 상태다. 워싱턴DC의 통상적인 고도 제한인 130피트(약 40m)를 크게 초과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최근 미 연방항공청(FAA)이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법원의 제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군사 복합시설화' 추진은 이 같은 전방위적 반발과 법적 장애물을 '국가방위' 논리로 돌파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에 신축 중인 대형 연회장 역시 '군사 복합시설'로 명명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그는 존 F. 케네디 센터 개명 및 개축, 링컨 기념관 앞 반사 연못 리모델링, 이스트 포토맥 공원 내 골프장 재건 등 워싱턴DC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센 비판 속에서도 잇달아 강행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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