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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빚내서 사준 200만 원 탁구대… '테크볼' 이준석의 눈물겨운 金 [나고야 AG]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축구 4부리그 방출 뒤 대기업 생산직 퇴사
태극마크 향한 27세 청년의 무모한 도전
"어머니가 빚내서 사준 200만 원 탁구대"
사비 털어 헝가리 과외까지 받은 집념의 결실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뉴스1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태극마크를 향한 갈증 하나로 대기업 사원증을 미련 없이 던져버린 27세 청년이 기어코 아시아의 정상에 섰다. 성인 축구 4부리그(K4) 방출생에서 신생 종목 '테크볼'의 초대 챔피언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장 이준석의 영화 같은 인생 역전극이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치러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의 강호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슴에 품어왔던 국가대표의 꿈이 축구장 1400분의 1 크기의 곡선형 테이블 위에서 찬란하게 피어난 순간이었다.

그의 여정은 칠전팔기의 연속이었다. 어릴 적 축구 국가대표를 꿈꿨으나 21살이 되던 해 4부리그 격인 K4리그를 끝으로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족구로 종목을 바꿔 재기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2012년 헝가리에서 시작된 신종 스포츠 테크볼이었다.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도전의 대가는 가혹했다. 생업을 위해 대기업 계약직 생산직원으로 일하던 그는 지난 2월 테크볼이 나고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냈다. 진천선수촌 입촌조차 허락되지 않는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의 버팀목은 가족이었다. 이준석은 "어머니께서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2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훈련용 테이블을 사주셨다"며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고백했다.

메달을 향한 집념은 국경도 넘었다. 훈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자 그는 모아둔 사비를 털어 테크볼 종주국인 헝가리로 무작정 날아갔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지 선수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이른바 '맨땅에 헤딩'식 과외를 받으며 기술을 연마했다. 자신처럼 생업을 포기하고 훈련에 매달리는 동료들이 맘 편히 운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간절함이 그를 움직였다.

대한민국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의 알렐야위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라크의 알렐야위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조별리그 무실세트 전승, 준결승 상대 기권승으로 파죽지세의 결승 무대를 밟은 이준석의 투지는 무서웠다. 결승 1세트 초반 긴장감 속에 내리 3점을 내주며 흔들렸으나, 특유의 강한 멘탈과 변칙적인 경기 운영으로 흐름을 단숨에 뒤집으며 2-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숱한 좌절을 이겨낸 'K4리그 방출생'이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테크볼 1호 금메달리스트로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됐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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