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차례 교섭 끝… 제주 교육공무직 타 직군 경력도 100% 인정
144개조 593개 항목 단체협약
학습휴가 연 4일서 7일로 확대
육아시간 초2 이하 자녀까지 적용
산재휴직자 기본급 20% 생계지원
복지비 2029년까지 950점으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지역 교육공무직원의 이전 근무경력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휴가·육아시간·산업재해 지원 등 근로조건도 대폭 바뀐다. 같은 직군에서 일한 경력만 전부 인정하고 다른 직군 경력은 절반만 반영하던 기준을 없애 직군 구분 없이 100% 인정하기로 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도교육청 본관 상황실에서 총 144개조, 593개 항목의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2024년 9월 노동조합이 제출한 417개 요구안을 토대로 같은 해 12월 교섭을 시작한 지 약 21개월 만이다. 노사는 지난 16일까지 간사협의와 실무교섭, 직종별 협의 등을 포함해 모두 97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력 인정이다. 기존에는 같은 직군에서 근무한 경력은 100%, 다른 직군은 50%만 인정했다. 앞으로는 직군과 관계없이 이전 교육공무직 경력을 전부 인정한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근무한 경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협약 체결 이후 새로 승인되는 질병휴직은 최초 1년을 근속연수에 포함한다.
휴가제도도 확대된다. 학습휴가는 연 4일에서 7일로 늘어난다. 추가되는 3일은 방학 중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연 7일 학습휴가를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급병가는 연 40일에서 45일로 늘어난다. 휴일과 무급휴무일은 병가 일수에서 제외한다.
장기재직휴가도 손질했다. 재직기간 5년 이상 10년 미만 교육공무직원에게 3일의 휴가를 새로 부여한다. 10년 이상은 기존 5일에서 7일로, 20년 이상은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한다.
육아 지원 범위도 넓어진다.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 기준은 기존 만 5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확대된다.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원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방학 중 근무하지 않는 직종에는 개학준비일 5일을 신설한다. 새 학기 준비와 연수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직종의 근로시간과 복지제도도 달라진다. 내년 3월 1일부터 20학급 이상 학교에 근무하는 환경실무사의 하루 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확대된다.
맞춤형복지비는 현재 650점에서 2029년 950점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 돌봄전담사의 근로시간 확대 문제는 향후 노사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산업재해로 장기간 일을 하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새로 마련됐다. 산업재해 휴직자가 치료기간 중 휴직을 유지하면 기본급의 20%를 생계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업무상 재해 이후 치료와 소득 공백이 동시에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직종 명칭도 실제 업무에 맞게 정비한다. 교무행정실무사와 특수교육실무사, 과학·발명실무사, 공공도서관지원사 등으로 명칭을 바꾼다.
이번 단체협약은 제주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행정지원, 특수교육, 과학실 운영, 도서관 지원, 시설관리 등을 맡는 교육공무직원의 복무와 근로조건 전반을 다시 정한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경력 인정 방식이 바뀌면서 직종을 옮기거나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제주로 이동한 근로자의 이전 경력이 근속기간에 더 폭넓게 반영될 수 있게 됐다.
휴가와 육아시간 확대는 장기근속과 일·가정 양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환경실무사 근로시간 확대와 맞춤형복지비 인상 등은 예산과 인력운영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실제 시행 과정에서 학교 현장의 부담과 재정 소요를 함께 살펴야 한다.
도교육청은 이번 협약 가운데 기관 근무자의 휴가·휴직 산정기간을 3월 1일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로 통일한 조치를 전국 최초 사례로 소개했다.
제주도교육청의 올해 4월 기준 교육공무직원 정원은 2315명이다.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과 별도로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급식·돌봄·행정지원·시설관리 등 다양한 현장 업무를 맡고 있다.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은 "상생과 협력의 자세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교육공무직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교육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이어지도록 학교와 기관에 세심하게 안내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단체협약을 오는 10월 6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10월 중 각급 교육기관과 학교에 변경된 제도를 안내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