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감찰에 변호사·노무사 참여…익명제보시스템 전국 도입한다
소방청, 광주 여성 소방관 사망 약 1년 만에 조직문화 쇄신책
지휘관 412명 시·도 교류 확대…중대 비위는 본청 직접 감찰
신고자 인사 불이익도 감찰…내년부터 인사교류 시행
[파이낸셜뉴스] 소방청이 내부 감찰에 변호사·노무사 등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고, 부조리를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익명제보시스템을 전국에 도입한다. 소방 지휘관 412명의 시·도 간 인사 교류를 확대하고 갑질·성 비위 등 중대한 사건은 소방청이 직접 감찰한다.
소방청은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이 지난해 10월 광주에서 숨진 지 약 1년 만에 내놓은 대책이다.
이번 대책은 △온정주의 차단 △성역 없는 감찰 △신고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상호 존중 문화와 지속적인 조직관리 등 4대 전략과 10개 과제로 구성됐다.
소방청은 우선 외부 전문 익명제보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 시·도에도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신고자의 접속 IP 등 접속 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식과 제보 처리 절차를 직원들에게 안내해 익명성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신고자와 조사 대상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독립된 조사 공간을 마련한다. 참고인의 보안서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신고 접수부터 사후 관리까지 단계별 2차 피해 방지 매뉴얼도 전국 소방기관에 배포한다. 부조리 신고나 조사 참여를 이유로 업무·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행위도 별도의 감찰 대상으로 삼는다.
감찰의 중립성과 전문성도 강화한다. 지난 7월 구성한 중앙 특별감찰단이 다른 지역 사건을 조사하는 권역별 교차 감찰을 실시한다. 비위 대상자가 소방령 이상이거나 갑질·성 비위 등 사안이 중대하면 소방청이 직접 감찰한다. 시·도 자체 조사로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도 소방본부장이 요청하면 소방청이 맡는다.
감찰부서에는 변호사 6명을 배치하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는 노무사·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가 조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한다. 피해자가 요청하면 감찰처분심의회가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맡길지를 결정한다. 성 비위 사건 심의에는 여성위원 참여를 의무화한다.
소방청 감찰관은 시·도의 징계양정 심의에 참여해 같은 비위에 대한 지역별 징계 수위의 편차를 줄인다. 부조리를 알고도 방치하거나 묵인한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지역 연고와 인맥에 따른 온정적 감찰을 막기 위해 소방 지휘관의 시·도 간 인사 교류도 전면 확대한다. 대상은 일선 소방서장을 주로 맡는 소방정과 소방본부장급인 소방준감 등 412명이다.
이들 계급은 시·도지사가 인사권을 갖고 있어 그동안 지역 간 인사 교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지역별 소방력 편차가 크거나 비위로 징계를 받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소방청장이 필요한 전보 인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소방준감 승진 후보자에게는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를 도입한다. 시·도별로 이뤄지던 고위직 승진 인사도 통합해 시·도 소속 소방공무원에게 승진 기회를 넓히고 성과평가와 도덕성 검증을 강화한다. 소방청은 연말까지 후속 법령을 정비하고 내년부터 인사 교류를 시행할 계획이다.
최용철 소방청장은 "말할 수 있는 조직, 말한 것이 확인되는 조직, 확인된 것이 바로잡히는 조직이 이번 대책이 향하는 목표"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