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딜이 1670억으로.." 의무공개매수에 'PEF 셈법' 바뀐다 [fn마켓워치]
PEF 공시 프리미엄 중간값 26%…문제는 가격 아닌 '물량'
최대주주 지분 30%면 1000억→1670억…인수금융 부담↑
지분율 따라 딜 경제성 갈려…IC 셈법 '가격→조달'로
[파이낸셜뉴스] 한화투자증권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이후 사모펀드(PEF)의 상장사 인수합병(M&A)에서 승부처가 기업가치에서 '자금조달 능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주주에게 지급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가격으로 일반주주 지분까지 사야 해 총 인수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21일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의 재배분: ①의무공개매수와 사모펀드' 보고서에서 "의무공개매수는 PEF의 주당 프리미엄을 높이는 제도가 아니라 총 인수자금의 계산식을 바꾸는 제도"라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PEF가 인수자로 참여한 국내 상장사 거래 가운데 공시 프리미엄이 확인되는 거래의 중간값은 약 26%다. 그간 PEF는 이미 시장가격보다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해 온 셈이다.
앞으로 달라지는 것은 '가격'보다 '물량'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은 주로 최대주주가 넘기는 지분에 적용됐지만 의무공개매수가 시행되면 같은 가격을 일반주주 대상 공개매수에도 적용해야 한다.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의 50%+1주까지 공개매수를 제안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 딜에 대입하면 차이는 크다. 기존 지분이 없는 PEF가 최대주주 지분 30%를 1000억원에 인수한다면 과반까지 약 20%포인트를 추가 공개매수해야 한다. 같은 가격이라면 총 인수대금은 약 1670억원으로 불어난다. 반면 최대주주 지분이 45%라면 추가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의 지분율 자체가 M&A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같은 기업가치와 프리미엄이라도 최대주주가 얼마나 많은 지분을 넘기느냐에 따라 PEF가 마련해야 할 실탄이 달라져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인수금융과 공동투자(Co-investment)의 중요성도 커진다고 봤다. 최대주주 지분 인수대금뿐 아니라 일반주주 공개매수 자금까지 처음부터 조달구조에 넣어야 한다. 한 건에 투입되는 자기자본과 인수금융이 늘면 같은 펀드에서 집행할 수 있는 거래 수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의무공개매수가 곧바로 PEF의 상장사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공동투자 유치와 인수금융 조건, 기존 포트폴리오 회수 등에 따라 실제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결국 바뀌는 것은 PEF 투자심의위원회(IC)의 질문"이라면서 "과거 '최대주주 지분을 얼마에 살 것인가'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과반까지 얼마가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경영권 프리미엄의 문제가 가격에서 물량으로, M&A의 승부처는 밸류에이션에서 파이낸싱으로 이동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