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기억 잃는다면 담배 끊을 수 있을까?…뜻밖의 답은 [과학 유튜브 보니]
[파이낸셜뉴스]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욕구는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기억상실증에 걸리더라도 흡연이나 음주처럼 오랫동안 반복해온 습관이나 강력한 감정과 연결된 반응은 상대적으로 오래 남을 수 있다. '무엇을 기억하느냐'와 '몸과 감정이 기억하는 것'이 서로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22일 과학유튜브 '과학을 보다'에 따르면 기억을 잃더라도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의 종류에 따라 손상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흡연이나 음주처럼 반복적으로 형성된 중독적 욕구다. 심각한 수준의 기억 손상이 아니라면 자신이 언제, 어디서 담배를 피웠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경험을 잊더라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욕구나 오랫동안 몸에 밴 행동은 남아 있을 수 있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났다는 사실이나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잊어버려도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꼈던 편안함이나 불편함 같은 정서적 반응은 남을 수 있다.
강력한 행복감이나 분노 등 감정과 결부된 기억이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될 수 있어서다. 알츠하이머병 등으로 기억이 손상되면 가족의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사람을 대할 때 형성된 감정적 반응까지 반드시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우리가 흔히 하나라고 생각하는 '기억'이 실제로는 여러 종류로 나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경험했는지에 관한 기억은 '일화기억'이다. 반면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것처럼 일반적인 사실과 지식에 관한 기억은 '의미기억'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반복을 통해 몸에 익힌 행동이나 기술과 관련된 기억도 별도로 작동한다.
기억상실증에서는 특히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일화기억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어제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은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행동 자체는 그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하다.
반대로 의미기억을 포함해 광범위한 기억 체계까지 심각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사물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한 지식까지 영향을 받으면 담배를 어떻게 피우는지 자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