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가성비만으로는 부족… SPA 브랜드 품질 경쟁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급소재·제조역량 강화에 집중
에잇세컨즈, 캐시미어 상품군 확대
이랜드, 신속대응 생산체계 구축
에코페트 등 친환경 소재도 공들여

가성비만으로는 부족… SPA 브랜드 품질 경쟁

가성비를 앞세운 제조·유통 일괄(SPA) 패션 브랜드들이 완성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뿐만 아니라 소재와 품질까지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 경쟁력이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소재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한 유니클로에 맞서 토종 SPA 브랜드들도 고급 소재 확보와 제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PA 브랜드는 중저가 가격 정책을 넘어 소재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올해부터 소재 중심으로 전략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가을·겨울(FW) 시즌에는 100% 캐시미어 소재를 내세웠다.

에잇세컨즈가 단품으로 캐시미어 소재 의류를 출시한 사례는 있지만 전략 상품군으로 캐시미어를 육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내몽골에 위치한 글로벌 캐시미어 생산기업 에르도스와 협업해 높은 품질의 원단을 확보했다. 이번 시즌 첫 물량은 3만여개로 수량과 선택지를 대폭 늘렸다. 캐시미어 상품군 인기에 힘입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에잇세컨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스파오와 미쏘를 운영하는 이랜드는 지난 2008년 인수한 베트남 의류제조기업 탕콤을 중심으로 제조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대응 생산 체계를 구축, 제품 기획 후 5일 안에 국내 공급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수요를 미리 예상해 재고를 쌓아두는 기존 공급방식과 달리 판매 추이에 맞춰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적극적인 수요 대응을 바탕으로 미쏘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스파오도 같은 기간 두자릿수 성장했다.

의류 제조를 넘어 소재 개발로도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에코페트, 목재 기반 재생섬유인 에코우드 등 기능성·친환경 소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는 2015년부터 탕콤의 섬유 사업화 연계 연구개발(R&BD)센터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왔다.

국내 SPA 브랜드들이 소재 등 품질 경쟁에 뛰어든 것은 업계 1위 유니클로와 대적하기 위해서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6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국내 SPA 브랜드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품질을 따지기 시작하면서 SPA 브랜드가 가격만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며 "소재 등 완성도 강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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