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K콘텐츠 큰장 섰다" 39개국 1300개사 몰려들어 선점 경쟁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서 열린 '2026 BCWW'
美 폭스엔터부터 중동 그룹까지
기업인·바이어 등 1만2천명 발길
한국 드라마 구매·리메이크 넘어
공동제작·투자까지 '협업' 확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방송영상산업 관계자들이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방송영상산업 관계자들이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배우 김남길(왼쪽)이 스페셜 세션 '컷 너머의 세계: 배우 김남길' 연사로 참여해 MC 박경림과 패널 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배우 김남길(왼쪽)이 스페셜 세션 '컷 너머의 세계: 배우 김남길' 연사로 참여해 MC 박경림과 패널 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제2의 '복면가왕'을 찾아 나선 미국 폭스엔터테인먼트부터 올해 처음 참가한 중동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MBC그룹까지, 세계 각국의 콘텐츠 기업과 바이어들이 K콘텐츠를 찾아 서울에 모였다.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4~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에는 1만2484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일본 NHK와 후지TV, 중국 아이치이와 텐센트비디오, KBS미디어와 MBC, CJ ENM 등 국내외 39개국 1292개사가 참가사·바이어로 참여했으며, 총 254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사업자의 부스를 고루 둘러볼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구성해 호평 받았다.

■완성작 판매 넘어 공동제작·IP 사업화

올해 26회를 맞은 BCWW는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의 수요를 국내 기업의 사업 기회로 연결하고 있다. 올해는 스튜디오S가 지난 15일 싱가포르 미디어콥, 숏폼 드라마 플랫폼 순샷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내맞선' 등 검증된 장편 드라마 IP를 숏폼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시청자와 수익모델을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아시아 콘텐츠 플랫폼 라쿠텐 비키도 기존의 콘텐츠 확보·유통을 넘어 국내 제작사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너에게 다이브'는 비키가 초기 단계부터 투자와 제작·배급에 참여한 첫 K드라마다. 덱스터픽쳐스가 직접 기획·개발해 오리지널 IP를 확보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BCWW가 공동개발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올해는 미국 폭스엔터테인먼트와 처음으로 'BCWW×폭스 K-포맷 쇼케이스'를 열고 국내 논스크립티드 포맷의 글로벌 공동개발 가능성을 직접 타진했다.

한국은 해외 원작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아시아 시장에 확산하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트랑 응우옌 K7미디어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아프리카 매니저는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대표 사례로 들며 아시아에서는 영국 원작보다 JTBC 리메이크작 '부부의 세계'가 더 유명하다고 발표했다.

한국 자체 IP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K7미디어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세계에서 새로 제작된 스크립티드 리메이크 가운데 22%가 한국 원작이었다. 오래된 작품도 새로운 수요와 만나 부활하고 있다. 2000년 방영된 '가을동화'는 24년 만인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판 '카리프 알 칼브'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K콘텐츠의 원작·리메이크 경쟁력은 커졌지만, 위기도 감지됐다. 국내 제작 역량이 글로벌 OTT용 대작에 집중되면서 정작 다양한 해외 바이어가 구매해 현지화할 만한 작품은 줄고 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의 제렌 에르게네콘 HECE미디어 공동대표는 과거 '낭만닥터 김사부'와 '찬란한 유산' 등 한국 드라마를 꾸준히 리메이크했지만, 최근에는 구매할 만한 일상극을 찾기 어려워 일본 드라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숏폼·AI, K콘텐츠에 열린 새 기회

방송과 영화 시장의 침체 속에서 숏폼과 AI는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았다. KT스튜디오지니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AI 하이브리드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의 프로모션 영상을 시연하고 실제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AI를 활용해 기존 숏폼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무협과 액션 장르까지 선보인다면 새로운 글로벌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 릴숏을 운영하는 크레이지 메이플 스튜디오의 베라 리우 UA 디렉터는 "숏폼도 이제 양보다 질을 중시하게 됐다"며 "이러한 변화로 드라마 제작 역량과 풍부한 IP를 갖춘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처음 마련된 사우디아라비아관은 BCWW가 기존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중심의 마켓에서 중동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교류의 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카울라 Y 쿠브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애널리스트는 "한국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사우디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내년에는 참가 규모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황진우 썸씽스페셜 대표는 BCWW가 아시아 콘텐츠의 세계 진출을 잇는 '브리징 마켓'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BCWW에서 작품을 먼저 살펴본 바이어가 다음 달 프랑스 밉컴에서 계약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판매자와 공급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MBC그룹 #K콘텐츠 #릴숏 #크레이지 메이플 스튜디오 #미국 폭스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