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히밥도 위험할까"...유튜브 섭식장애 철퇴에 '먹방' 비상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유튜브가 폭식 및 섭식장애와 관련된 가이드라인과 모니터링 강도를 대폭 끌어올리면서 국내 먹방 및 다이어트 크리에이터들이 잇따라 채널 수익 창출 정지 처분을 받거나 영상을 대거 자진 삭제하고 나섰다. 창작자의 원래 의도와 상관없이, 청소년이나 식이장애 고위험군이 해당 콘텐츠를 모방할 위험이 있는지를 심사 기준으로 삼는 강력한 조치가 본격 적용된 결과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44만여 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살빼조'는 최근 채널 공지를 통해 수익 창출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살빼조는 "유튜브 측에서 폭식과 섭식장애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어떤 영상이 추가 제재 대상이 될지 몰라 신규 업로드까지 전면 중단한 채 대응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구독자 1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미소' 역시 가이드라인 위반 통보에 따른 수익 정지 통보를 받은 뒤, 4년간 축적한 667개의 영상 중 절반이 넘는 339개를 전량 삭제했다고 밝혔다. 미소는 "초고도 비만 극복기나 다이어트 회고 목적으로 만든 영상이었지만, 창작자의 선의와 무관하게 고위험군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가 기준이었다"며 "극단적 식단, 구체적인 체중 수치와 감량 루틴 묘사가 모방 위험을 유발한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의 이번 조치는 새로 등록되는 영상뿐 아니라 수년 전 업로드된 아카이브 영상까지 소급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유튜브의 '광고주 친화적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섭식장애를 유도하거나 모방할 위험이 있는 행동을 묘사한 콘텐츠는 전면 노수익화(광고 게재 제한) 대상이 된다.
구체적인 제재 기준에는 ▲최저 BMI(체질량지수) 및 극단적인 체중 수치 노출 ▲지나치게 마른 신체 부각 ▲음식을 숨기거나 대량으로 쌓아두고 폭식하는 행위 ▲단식과 폭식의 반복 ▲하제(설사약) 및 완하제 남용 등이 포함된다.
단순히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이른바 '대식(大食) 먹방' 자체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폭식과 극단적 절식을 반복하는 다이어트 브이로그나 비정상적인 식이 습관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 콘텐츠는 알고리즘과 검수망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보건의료계에서는 플랫폼의 이번 규제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자극적인 폭식 영상이나 초저열량 식이요법이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경우, 청소년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이나 신경성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확산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무리한 대식과 구토, 약물 남용은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국에서는 과도한 대식 먹방을 이어오던 20대 유명 인플루언서가 반복된 폭식과 장기 손상, 저칼륨혈증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반복적인 폭식과 부적절한 보상 행동(구토나 이뇨제·설사약 복용)은 혈중 칼륨 농도를 떨어뜨려 부정맥과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및 영양 전문가들은 "모니터 너머의 크리에이터를 무비판적으로 따라 하다 보면 뇌의 포만감 조절 중추가 망가지고 음식에 대한 강박과 왜곡된 신체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며 "플랫폼의 모니터링 강화와 더불어 시청자 스스로도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묘사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