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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 AI 데이터센터에 갈수록 회의적… IPO 연기 늘어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에너지 과다 소비로 반발 여론 커지자 상장 미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데이터센터 모습.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데이터센터 모습.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역에서 민심 반발과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이 이제 뉴욕 금융가로까지 번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데이터센터 보유 기업과 전력 및 부지 공급업체들이 향후 몇 달간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커지면서 수십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미국 오하이오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SB에너지는 당초 이달로 예정했던 IPO 일정을 내달 이후로 연기했다. 회사가 제시한 500억달러(약 67조원) 이상의 기업가치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식 인수 수요를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 기술 기업인 홀텍도 지난주 데이터센터 개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IPO 계획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최대 9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던 홀텍 측은 "신규 상장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훼손됐다"고 연기 배경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를 주요 고객사로 둔 전력업체 아그레코 역시 데이터센터 업계의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경기 우려 등을 이유로 상장 절차를 늦추고 있다.

이 같은 주춤세는 AI 산업에 악재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거대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수개월째 거세지고 있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유권자들의 불만을 자극하는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각주 정부 차원에서도 데이터센터 개발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자금 조달을 노리던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최근 AI 업계 수장들이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개발 속도 조절을 언급하면서 AI 회의론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진통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숨고르기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핌코 등 주요 투자기관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만 5조달러(약 67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 AI 대표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올 가을 상장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메타와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이미 1조달러가 넘는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언한 상태다.
벤처캐피털 시어리 벤처스의 토마시 퉁구즈 파트너는 "AI 인프라 구축 사업의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주요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실적과 운용 역량에 따라 투심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5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밴티지 데이터 센터나 사이러스원 같은 기업들과 달리,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실행 리스크가 높은 기업들에 대해 월가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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