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함부로 하지 마" 심수봉의 거친 분노 뒤엔...'이 질환' 숨어있었다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가수 심수봉(71)이 최근 지역 축제 무대에서 후배 가수 김다현(17)을 향해 쏟아낸 날 선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당시 무대 풀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이 주목받고 있다.
심수봉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트로트 페스티벌 무대에서 "앞선 무대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다", "행사장 소음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이후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그는 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불안하게 계단을 오르내리고 가창 중 목과 허리를 짚거나 음정·박자가 흔들리는 등 극심한 신체적 난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과거 그가 직접 털어놓았던 '미소포니아(선택적 소음 과민증)' 질환이 재조명되고 있다.
심수봉은 지난 6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센 소리나 큰 소리가 나면 쓰러진다. 항상 귀마개를 챙겨 다닌다"며 소리에 대한 극심한 고통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비인후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심수봉이 겪고 있는 미소포니아는 단순한 귀의 문제가 아닌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신경계의 과민 반응'이다.
특정 소리(음식 씹는 소리, 숨소리, 고음의 악기 소리, 특정 주파수의 음악 등)를 들었을 때 뇌의 감정 및 생존 반응을 관장하는 '변연계'와 '전방 섬엽'이 과도하게 흥분한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즉각적으로 '투쟁-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을 일으켜 강한 분노, 불안, 공포, 극심한 어지럼증과 혐오감을 유발하게 된다.
미소포니아 증상은 단순히 불쾌한 감정에 머물지 않는다. 교감신경이 폭주하면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급상승하며 식은땀, 호흡 곤란, 근육 경직, 현기증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70대 고령층의 경우 체력 저하와 전정기관 노화, 기저 질환이 맞물리면 감각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행사장의 높은 데시벨 음향과 특정 비트의 음악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뇌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해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겪고 전두엽의 감정 억제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돼 거친 언사나 충동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위험이 커진다. 심수봉 측이 "행사장 소음과 몸에 맞지 않는 음악으로 신체적 고통을 겪다 표현이 과해졌다"고 해명한 것도 이러한 의학적 기전과 맥이 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미소포니아를 단순한 '성격 예민함'이나 '까탈스러움'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환자 본인은 통제하기 힘든 극심한 공포와 신체적 통증을 실제로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음 노출이 불가피한 환경에서는 맞춤형 귀마개나 노이즈 캔슬링 기기를 착용해 특정 주파수의 자극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고통을 주는 소리에만 청각이 집중되지 않도록 잔잔한 빗소리 같은 백색 소음을 배경음으로 활용해 자극의 대비를 완화하거나, 특정 소리와 분노 반응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인지행동치료(CBT)를 병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미소포니아를 겪는 고령자가 신체 피로와 극심한 소음에 동시에 노출되면 극심한 어지럼증으로 인한 낙상 위험은 물론 감정 조절 장애까지 겪을 수 있다"며 "주변의 소음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날 때는 즉각 자극원으로부터 벗어나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