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쌓이는 은행권 NPL 매물
3분기 공개 매각 물량 7564억 철회
4분기 산은·기은 7500억 매각 대기
은행, 매각가격 60% 방어 힘들어져
은행권 부실채권(NPL)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 올해 3·4분기 공개매각 물량 가운데 7564억원어치가 철회된 데 이어 4·4분기에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서만 7500억원을 웃도는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매각가율 60%선을 지키려는 은행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NPL 전업사 사이에서 매각만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3·4분기 은행권 NPL 공개매각 규모는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당초 2조3129억원이었지만 실제 매각은 1조5565억원에 그쳤다. 7564억원이 철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각 규모인 약 1조8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은행들은 매각 철회로 NPL 매각가율 60%선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가격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평균 낙찰가율은 67.9%로 전년 동기 70.8%보다 2.9%p 하락했다.
병목은 매수자 측 자금이다. 조달금리가 오르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NPL 전업사들의 매입 여력이 떨어졌다. 최종 수요자인 실사용자의 자금조달까지 막히면서 기존 인수 자산의 회수도 늦어지고 있다.
향후 문제는 4·4분기다. 산업은행은 최근 NPL 자산 매각을 위한 국무총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약 2500억원 규모의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IBK기업은행에서도 5000억원을 웃도는 물량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3·4분기 철회 물량까지 다시 나오면 공급 부담은 더 커진다. 3·4분기에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8229억원을 인수해 가장 많았고 하나F&I 3489억원, 대신F&I 19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은행권 부실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조2000억원 증가해 2018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부실채권도 7조2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 신규 부실이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결국 부실은 쌓이는데 매각은 뒤로 밀리는 구조다. 4·4분기 신규 물량과 철회분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 은행들이 지켜온 가격 방어선도 압박받을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철회는 해법이 아니라 매각 시점을 미루는 것"이라며 "매수 여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 은행도 가격 조정을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