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조희대, 靑과 정면충돌...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

김형구 기자, 김동규 기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趙 "헌법적 근거·사유 없어"
靑 "대통령 임명권 무력화"
노태악 후임 공석 장기화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헌법(제104조 제2항)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고 조 대법원장도 재제청 요구를 거부해서다. 후임 인선은 당분간 진척되기 어려워졌다.

청와대는 22일 조 대법원장의 입장과 관련, 언론 공지를 통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공지에 앞서 조 대법원장은 이날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 사안을 두고 이례적으로 두 차례 입장을 내고 "(조 대법원장의 발표는)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제청 요청)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그 전자문서에는 국무총리가 부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공문에 '반려'나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명시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거부한 이상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을 추천한 뒤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놓고 합의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은 공백이 길어지자 지난달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실질적인 협의가 없는 일방적인 제청이라며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김동규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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