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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유엔서 대화 재개 신호…이란 "봉쇄 풀면 호르무즈 연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루비오 "이란과 대화 열려 있어"…핵무기 불용 원칙 강조
이란 대표단 협상 전권 부여…호르무즈 재개방 카드 제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이 뉴욕 유엔총회를 무대로 중단됐던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란은 미국이 봉쇄를 해제하면 수일 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카드를 꺼냈고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을 수 있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화답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걸프 국가들의 부담도 커진 가운데 유엔총회가 외교 재개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총회 기간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예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이 모든 일의 핵심적인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 있다면 우리는 분명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 목표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가 전제된다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

이란도 협상 재개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봉쇄를 해제할 경우 수일 내 걸프 지역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통과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유엔총회는 미국이 외교로 복귀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라며 미국이 외교적 해결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뒤 협상 일정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은 이번 유엔총회에 파견한 대표단에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전권을 부여했다. 지난 16일에는 중재자를 통해 새로운 협상안도 워싱턴에 전달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은 지난 7월 전쟁 종식을 위한 임시 합의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협상의 최대 지렛대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쟁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했던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다. 이란의 재개방 제안이 알려지면서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유가도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UAE 등 걸프 6개국 정상들과도 회동한다.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란과 걸프 국가들을 공동 안보체제로 묶는 카타르의 새 안보 구상도 논의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미국 광업 관련 원탁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미국 광업 관련 원탁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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