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 엔시날 '개발형 투자' 승부…美, 전력 수요처 확보 지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 1호로 낙점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 사업이 전력구매계약(PPA)을 사전에 확정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개발형 투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사업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개발부터 참여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부도 향후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 확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첫 번째 프로젝트로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6472MW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스타'를 추진한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정부가 현재 추산한 엔시날 사업의 내부수익률(IRR)은 15%중반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인근 유사 프로젝트 가운데 수익률이 20%에 달하는 사례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거론된 16~18%보다 낮아진 것은 223억달러를 일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진행에 따라 자금을 나눠 투입하는 구조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PPA를 아직 체결하지 않은 것도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전력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둘러 장기 공급가격을 확정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리한 가격과 조건을 제시하는 수요처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엔시날 사업의 존속기간은 40년에 달한다. 투자 원리금을 20년에 걸쳐 회수하더라도 이후 20년간 발전소 운영을 통해 현금흐름이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PPA 가격의 작은 차이도 장기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장관은 "지금 1~2달러 차이가 40년이 되면 굉장히 큰 것"이라며 "적절한 타이밍에 이 프로젝트를 놓을 수 있는 계약을 맺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하루아침에 빨리하고 털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그런 것을 잘 관리하면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PPA 미체결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미국 정부도 수요처 확보를 지원한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의 PPA 체결 지원 여부에 대해 "미국 측에서 적극적으로 주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복수의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는 사업 진행 상황과 전력가격을 지켜보며 계약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텍사스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2030년 텍사스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연평균 1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사업에는 미국 대형 부동산 개발사 릴레이티드 컴퍼니즈와 발전사업자 넥스트에라, 사업 부지를 보유한 루이스에너지그룹 등이 참여한다.
가스 가격 변동 위험도 사업 구조를 통해 낮췄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가스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은 발전사와 가스 공급사가 분담하고, 투자자는 데이터센터로부터 정해진 전력가격을 받는 방식으로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투자도 223억달러가 한꺼번에 집행되는 방식은 아니다. 발전소를 1~3단계로 나눠 개발하면서 사업 진행 상황과 전력수요를 확인해 자금을 순차 투입한다. 전체 투자기간은 약 7년이다.
정부는 전력가격 급락과 설비가격 상승, 사업 참여자 변경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도 실시했다. 김 장관은 "전력수요가 없거나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가지 변수를 넣어도 원리금 회수가 가능한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