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국 선수 정체가 뭡니까" 통역사 당황케 한 최병광의 소름 돋는 3개국어 [나고야 AG]
최병광, 남자 경보 1시간28분35초로 銅 수확
2014년 첫 출전 이후 12년 만의 첫 메달 쾌거
기자회견서 통역 없이 완벽한 일본어 구사
"일본 애니메이션 보며 독학했다" 현지 취재진 경악
영어 질문에도 막힘없는 답변, 개최국 향한 감사 인사까지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육상 경보의 든든한 간판 최병광(삼성전자)이 12년의 뚝심 끝에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트랙 위에서의 값진 동메달만큼이나 현지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것은 다름 아닌 그의 놀라운 외국어 실력이었다.
24일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앤서(THE ANSWER)'는 최병광이 경기 후 열린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통역을 거치지 않고 유창한 일본어로 직접 기쁨을 표현했다고 대서특필했다.
최병광은 전날(23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경보 결승에서 1시간28분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주현명(동메달) 이후 8년 만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병광은 일본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마자 직접 일본어로 답해 현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솔직히 오늘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가 아는 내로라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라며 "야마니시 도시카즈나 중국 선수 등과 겨뤄 얻은 동메달이라 운이 정말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게 된 비결을 묻자 최병광은 "아직 내 일본어는 아이 수준"이라며 자세를 낮춘 뒤 "중학생 시절부터 일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방송 프로그램 등을 매우 좋아해 혼자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혀 다시 한번 취재진을 미소 짓게 했다.
최병광의 언어 능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는 영어로 막힘없이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뛰어난 글로벌 소통 능력을 과시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오늘 경기를 위해 애써준 일본육상연맹과 현장 기자들, 응원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개최국을 향한 깍듯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언어 능력만큼이나 레이스 운영도 빛났다. 최병광은 6㎞ 지점까지 24분43초를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으나, 중반부터 특유의 지구력을 앞세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12㎞ 지점에서는 일본의 겐토 요시카와를 1초 차이로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고, 이후 마지막까지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묵묵히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아온 최병광. 12년의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값진 메달의 순간, 그는 뛰어난 실력과 유창한 어학 능력, 그리고 빛나는 매너로 나고야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