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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 온 건 너희 탓, 우린 일본답게 잘하는 중?" 나고야 AG 조직위의 기막힌 답변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송·숙박 대참사 속출에도 조직위 "선수단 부주의 탓, 대회 지장 없다"
결승 앞둔 韓 농구 버스 실종, 베트남 배구팀 짐 끌고 도보 이동
폭발한 류승민 회장 "낙제점 F급의 심각한 무능"

웰컴 세리머니 행사지연 관련 설명하는 조직위 관계자. 연합뉴스
웰컴 세리머니 행사지연 관련 설명하는 조직위 관계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선수들을 길바닥에 방치해 놓고도 반성은커녕 뻔뻔한 핑계만 늘어놓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연일 터져 나오는 숙박·수송 대참사에 대해 "참가국 선수들의 탓"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촌극을 벌였다. 엉망진창인 행정력에 지친 대한민국과 태국 등 각국 선수단은 폭발했고, 급기야 조직위의 무능을 정면으로 맹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마쓰오 유타 조직위 숙박 담당 부국장은 24일 일본 나고야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현재 쏟아지고 있는 대회 운영 불만에 대해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해명은 한술 더 떴다. 키가 큰 선수들이 열악한 컨테이너 숙소 침대에 몸을 뉘지 못한다는 비판에는 "발을 뻗을 수 있는 연장 장치(오토만)를 뒀으니 문제없다"고 일축했다. 가장 심각한 수송 버스 펑크 사태를 두고는 "일부 선수단이 늦은 밤에 일정을 바꾸거나 셔틀 시간에 맞춰 나오지 않아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며 오히려 참가국들의 부주의를 탓했다. 나아가 "우리는 일본답게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자화자찬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조직위가 주장하는 '일본다운 대응'의 실체는 처참했다. 선수단의 실수라는 주최 측의 궤변과 달리 현장에서는 조직위의 100% 과실로 빚어진 대형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전이라는 초중요 일전을 앞두고 주최 측 버스가 아예 증발해 버려 공식 훈련을 통째로 날렸다. 남자 축구 대표팀 역시 셔틀버스 기사가 길을 잃고 엉뚱한 곳에 차를 세우는 바람에 훈련 스케줄이 엉망이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KBO 야구 대표팀은 아예 조직위 버스를 포기하고 자비를 들여 사설 셔틀을 임대하는 웃지 못할 촌극마저 벌어졌다.

피해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베트남 여자 배구 대표팀은 입국 첫날 버스 기사가 다른 호텔에 선수들을 내려주는 바람에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길거리를 헤매야 했다. 순위 결정전 당일에는 버스가 1시간 30분이나 지각해 경기 시간 자체가 미뤄지는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다. 취재진을 위한 미디어 셔틀 역시 사실상 '유령 버스'로 전락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뉴시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뉴시스

결국 참다못한 체육계 수장들이 작심 비판에 나섰다. 류승민 대한체육회장은 24일 취재진과 만나 "조직위가 핑계를 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으며 "대회 운영은 그야말로 낙제점인 'F급'이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심각한 무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태국 올림픽위원회 역시 분통을 터뜨렸다. 찰릿랏 찬드루벡사 부사무총장은 AFP 통신을 통해 "선수단 규모와 크루즈선·호텔 객실 수가 전혀 맞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 그 자체"라며 "결국 우리 돈을 내고 대체 숙소와 식사를 따로 구하고 있다. 의료진은 숙소가 없어 1시간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실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 스포츠 축제의 장이 주최 측의 안일한 '남 탓' 속에서 처절한 각자도생의 생존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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