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막은 CNN·폴리티코, 법원이 백악관 문 다시 열었다
트럼프 임명 켈리 판사 "출입금지 위헌 가능성 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과 MS NOW, 폴리티코 등 3개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 조치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판사가 해당 조치가 위헌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기자 출입증을 즉시 복구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출입금지 이유로 내세웠지만 법원은 일단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티머시 J. 켈리 판사는 24일(현지시간) CNN과 MS NOW, 폴리티코에 대한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에 대해 14일간의 임시금지명령(TRO)을 내렸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에 이들 3개 언론사 직원들이 보유했던 기자 출입증을 "즉시 돌려주고 원상 복구하라"고 명령했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이 사전 통보나 반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기자 출입증을 취소한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했다는 언론사들의 주장이 본안 소송에서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출입증 취소가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다는 백악관 측 주장도 현 단계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것은 켈리 판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판사라는 점이다. 켈리 판사는 트럼프 1기였던 2018년에도 CNN 기자 짐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증 취소 사건에서 비슷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도 백악관이 아코스타에게 출입증 취소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번 갈등은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CNN과 MS NOW, 폴리티코의 보도를 문제 삼아 이들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다음날부터 해당 매체 기자들의 백악관 경내 출입이 실제로 차단됐다. 이에 3개 언론사는 21일 출입금지 조치가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했다며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언론사들도 연대 차원에서 일부 대통령 행사 취재를 축소했다.
백악관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출입금지는 잠정적인 조치라고 반박했다. 또 3개 언론사가 백악관의 취재 행동 기준을 지키지 않았으며 일부 보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허위 사실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우선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언론사들을 대리하는 시어도어 J. 부트러스 변호사는 "언론의 자유와 적법절차, 법치주의를 확인한 강력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14일간 적용되는 임시 조치로 본안 판단은 아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