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줘도 안 판다"…가비아가 깨뜨린 공개매수 공식 [fn마켓워치]
4만8000원 제시에도 응모율 22% 그쳐
최소수량 미달로 단 한 주도 못 사
얼라인·미리캐피탈 버티자 거래 좌초
가격보다 기존 주주 이해관계가 변수로
[파이낸셜뉴스] 그간 국내 자본시장에서 경영권 인수 수단으로 확산되던 공개매수가 가비아에서 제동이 걸렸다. 시장가격에 프리미엄을 얹어도 주요 주주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공개매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다.
특히 이번 거래는 공개매수 실패가 단순한 지분 확보 차질에 그치지 않고 최대주주 지분 인수까지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개매수를 경영권 M&A와 결합하는 거래에서 가격뿐 아니라 주요 주주의 이해관계와 지분 구도가 핵심 변수가 됐다는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 측 특수목적법인(SPC)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DCK)가 진행한 가비아 공개매수에는 72만1413주가 응모했다. 최소 매수 예정수량 326만7629주의 22.1%에 불과했다. DCK는 주당 4만8000원을 제시했지만 최소 응모수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응모 주식을 한 주도 사들이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공개매수 가격보다 기존 주주의 선택이다. 가비아 주요 주주인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으면서 맥쿼리가 설정한 최소 매수 조건을 넘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개매수 실패는 경영권 거래 전체로 번졌다. DCK가 김홍국 공동대표와 전정완 부사장, 원종홍 공동대표로부터 가비아 지분 24.37%를 약 157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주식매매계약(SPA)도 해제됐다. 최대 6276억원 규모로 설계됐던 거래가 공개매수 문턱에서 멈춘 셈이다.
IB업계에서는 가비아 사례가 최근 확산된 공개매수 방식의 M&A에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고 봤다. 공개매수 가격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붙이면 주주들이 응할 것이라는 기존 접근만으로 거래 성사를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나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가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한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공개매수 가격뿐 아니라 향후 기업가치와 지배구조 변화, 주주환원 가능성 등을 놓고 각 주주의 셈법이 달라질 수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프리미엄만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요 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이들의 의사결정까지 거래구조에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가비아 딜은 공개매수가 경영권 M&A를 완성하는 수단인 동시에 거래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라는 점을 시장에 다시 각인시켰다"라면서 "향후 공개매수를 결합한 M&A에서는 가격 경쟁력 못지않게 주요 주주를 얼마나 거래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