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안 주고, 상장은 알아서 인쇄해라?"... 韓 수영 발칵, 전국체전도 이것보다는 낫다 [나고야 AG]
단체전 예선 뛴 국가대표에게 실물 메달·상장 미지급 충격
상장은 "디지털 파일로 알아서 인쇄해라" 황당 통보
계영 銀·銅 합작하고도 빈손 씁쓸함 삼킨 김민섭
수영연맹·선수단 "국내 전국체전도 이러진 않는다" 분통
도 넘은 막장 운영에 "역대 최악의 대회" 비판 폭주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이럴 거면 아시안게임을 왜 개최한 것일까.
국가대표 선수들이 평생을 바쳐 흘린 피와 땀의 결실마저 '원가 절감'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단체전 예선을 뛴 메달리스트들에게 실물 메달을 주지 않고, 상장마저 "알아서 인쇄하라"며 디지털 파일로 던져주는 사상 초유의 촌극을 벌여 국제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이 기가 막힌 사실은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치러진 수영 경영 남자 접영 200m 결승 직후 세상에 알려졌다. 값진 동메달을 딴 김민섭(경북체육회)은 인터뷰 도중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앞서 단체전 두 개에서 대표팀이 메달을 땄지만, 예선 영자에게는 메달을 주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아쉬웠다"며 "그래도 오늘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 부모님 목에 실물 메달을 걸어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씁쓸하게 고백했다.
김민섭은 앞서 은메달을 일궈낸 남자 계영 400m와 동메달을 따낸 계영 800m에서 모두 예선 영자로 출전해 헌신적으로 물살을 갈랐다. 공식 기록상 엄연한 '은·동메달리스트' 지위를 인정받았음에도, 결승전에 뛰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상식 후 그의 손에는 단 하나의 실물 메달도 쥐어지지 않은 것이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현장 취재진도 어리둥절했다.
대한수영연맹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선수 구역에는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조직위의 안내문이 떡하니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메달은 결승 경기 후 진행되는 메달 시상식에서만 수여되며, 예선전에는 메달이 수여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심지어 상장 지급에 대해서는 '상장은 디지털 파일로 제공되며 대회 종료 후 각 팀 대표에게 발송된다.
경기장 현장에서는 실물 메달이나 상장을 추가 배부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선수에게 공식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만 덜렁 안겨준 채, 기념이 될 실물 메달 제작비와 종이 상장 인쇄비마저 아끼겠다는 옹졸한 행정의 극치다.
선수단과 연맹은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올림픽, 세계선수권은 물론이고 국내 전국체전조차 단체전 예선을 뛴 영자 모두에게 실물 메달을 똑같이 준다"며 조직위의 엇나간 방침에 혀를 내둘렀다.
수영 대표팀의 베테랑 안세현(제주시청) 역시 "수많은 국제대회를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예선이나 결선 멤버나 똑같이 피땀 흘려 노력했는데, 결승 뛴 멤버에게만 메달을 준다는 건 선수 입장에서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유치 초기부터 '저비용·친환경'을 표방하며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하지만 숙박, 수송 대참사에 이어 이제는 아시안게임의 존재 이유이자 상징인 '메달'로까지 장난을 치고 있다.
비용 몇 푼 아끼겠다고 선수의 땀방울을 모독하는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은 주최 측을 향해 매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럴 거면 대체 아시안게임을 왜 하는가."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